역시는 역시! 맹수가 돼 돌아온 노장 갱스터의 활약
[김상화 기자]
▲ '털사 킹' 한국-미국 포스터 |
ⓒ 티빙, 파라마운트+ |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파라마운트+)의 신작 시리즈 <털사 킹>이 22일 첫 회를 공개했다. 지난 6월 티빙과 손잡고 야심차게 한국 시장에 진출한 파라마운트+ 였지만 아직까진 이에 대한 관심, 인기가 잠잠한 편이다.
넷플릭스의 아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한국 콘텐츠의 부재, 미국 시청자 취향의 시리즈물 중심이다보니 기존 티빙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기엔 다소 역부족인 모양새다. 때마침 관심을 가질만한 시리즈 한편이 등장했는데 바로 지난달 미국에서 첫 공개된 <털사 킹>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노장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을 전면에 내세운 이 작품은 미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 중 하나인 바로 마피아, 갱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동안 스탤론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만 활약해온 배우 중 한명이었다. 무명 시절 혹은 특별 출연 정도를 제외하면 TV 시리즈물에선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그였기에 <털사 킹> 주연을 맡았다는 점은 제법 흥미를 갖게 만든다. <소프라노스>,<갱스 오브 런던> 등 걸작 갱스터 시리즈들이 존재하지만 국내 미드팬들에겐 법정 드라마, 범죄 수사물 대비 선호되는 장르가 아니라는 약점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25년 만에 출감...조직 보스의 변심
드와이트 '제너럴' 맨프레디(실베스터 스탤론 분)는 이제 막 교도소에서 출감한 나이 먹은 마피아 조직원이다. 악명 높은 인베르니치 집안 보스와 그의 아들이 저지른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 무려 25년을 복역하고 돌아온 그는 성의있는 보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드와이트에게 돌아온 건 뉴욕을 떠나 오클라호마주 한적한 도시 털사로 가서 조용히 지내라는 말 뿐이다. 사실상의 유배였다. 당장 빈털터리 신세인 그로선 순순히 이를 받아들이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택시를 타고 지나가던 중 드와이트는 대마초가 제한적으로 합법화되어 상점에서 팔리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드와이트는 한 업소에 들러 뒤를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면서 예전 갱스터로서의 활동을 재개한다. 택시 기사를 자신의 조수 겸 운전사로 고용한 그는 털사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본격적인 사업 구상에 돌입한다. 전과자 출신 바텐더 미치 (게릿 해드룬드 분)와의 만남을 통해 아직 낯선 동네의 분위기를 익히기 시작한 드와이트는 그렇게 자신만의 조직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 티빙-파라마운트 플러스 '털사 킹' 예고편의 한 장면. |
ⓒ 파라마운트플러스 |
아직 40분짜리 1회분만 공개되었지만 <털사 킹>은 첫회만으로도 강하게 시청자를 사로 잡았다. 25년간 세상과 단절되었던 그에겐 아이폰, 우버 등 신문물의 등장은 그저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하지만 마약 및 불법적인 사업은 여전히 드와이트에겐 현실이자 삶의 목표였다.
특유의 허스키 중저음 목소리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실베스터 스탤론은 극중 늙은 갱스터의 역할에 가장 적합한 캐스팅임은 분명해 보인다. 얼굴에 주름 가득하고 흰 머리의 노장이지만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맹수의 모습으로 화면을 장악한다.
"당신이 오기 전까지 위험 같은 거 없었다"는 대마초 상점 주인의 말처럼 드와이트의 등장은 조용했던 도시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 예고한다. 1회부터 미국 화기단속국(ATF)의 새로운 추적 대상이 됨과 동시에 또 다른 범죄 조직의 향후 제거 대상으로 드와이트가 지목될 예정이기 때문.
▲ 티빙-파라마운트 플러스 '털사 킹' 예고편의 한 장면. |
ⓒ 파라마운트플러스 |
마피아, 갱스터가 불법·탈법의 온상임에도 이들을 소재로 다룬 영화, 시리즈들은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을 선사해왔다.
영화 <시카리오>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썼고 파라마운트+의 대표작 <옐로우스톤>을 만든 테일러 쉐리단(제작, 기획, 극본)의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는 드라마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소프라노스>, <보드워크 엠파이어>의 연출진들이 대거 참여할 만큼 이 장르에 관한 한 최강의 인물들이 <털사 킹>의 틀을 확실하게 다져준다.
국내 시청자들에겐 낯선 배우들로 출연진을 채웠다는 약점이 있지만 스탤론 단 한명의 존재만으로 이를 상쇄시킨다. 주먹이 먼저 앞서는 드와이트는 실베스터 스탤론에겐 아주 적합한 맞춤 양복같은 캐릭터이다. 종종 내던지는 유머 섞인 대사와 맞물린 그의 행동은 딱딱하고 암울할 수 있는 소재에 유연함을 안겨준다.
미국 현지에선 파라마운트+와 동시에 방영된 케이블 채널 파라마운트 네트워크(구 스파이크 TV)의 첫 회는 370만 명이 시청하면서 올해 케이블 채널 신작 중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IMDB, 로튼 토마토 등에서의 호평과 더불어 일찌감치 시즌2 제작이 확정될 만큼 <털사 킹>은 단번에 후발주자 OTT 파라마운트+의 간판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도 좋은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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