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당뇨엔 게임이 약?… ‘디지털 치료제’로 개발 바람

정진솔 2022. 12. 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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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로서 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게임이 디지털 치료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게임사 드래곤플라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게임형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 '가디언즈 DTx(가칭)'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서를 지난 20일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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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부작용 없고 대량 공급 장점
드래곤플라이 등 게임사들 적극 나서
게임질병코드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게임은 디지털 치료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사진 2장 모두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FDA에서 승인된 디지털 게임 치료제 ‘엔데버 알엑스(EndeavorRX)’를 플레이하는 모습이다. EndeavorRX.com 캡쳐


디지털 치료제로서 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게임이 디지털 치료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 게임, 가상현실(VR) 등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1세대 합성의약품,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

디지털 치료제가 쓰이는 대상은 우울증, ADHD, 치매 등의 정신과 질환부터 당뇨, 비만, 통증 등의 만성 질환까지 폭 넓게 포함한다. 게임으로 수면, 식이, 운동 등의 생활방식을 보조해 ‘인지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유용하게 쓰인다. 가령 환자는 아바타를 설정해 본인의 신체 질환 증상을 기록하면서 질병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의약품과 다르게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치료제를 복제하는 비용이 사실상 거의 없고 제조나 운반, 보관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제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 경험을 살려 디지털 치료제 사업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게임사 드래곤플라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게임형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 ‘가디언즈 DTx(가칭)’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서를 지난 20일 승인받았다. 드래곤플라이는 현재 임상 진행 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프로토타입(시제품) 개발이 완료된 가디언즈 DTx는 만 7∼13세 ADHD 환자가 적용 대상이다.

드래곤플라이 권석홍 본부장은 “(자사의) 디지털 치료제는 놀이치료의 일종으로 게임을 통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해당한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상용화 시기를 앞당겨 ADHD 환우들을 위한 좋은 치료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게임사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프레시던스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 달러(약 4조2460억원)에서 연평균 20% 성장해 2030년에는 173억 달러(약 22조9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디지털 치료제 ‘알라부’를 개발했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한덕현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는 오프라인 책자로 되어 있는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로 바꾼 수준의 것이 아니다”라며 게임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교수는 “게임과 디지털 치료제의 인터페이스가 비슷하다해도 그 목적이 다르면 쓰임이 달라진다”며 “게임 회사가 만드는 모듈의 목적을 제대로 바꾸고 검증만 잘한다면 게임 산업계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솔 인턴기자 s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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