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훈풍 교차한 스토브리그… LCK 3년차 앞두고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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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제도 도입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 e스포츠 대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3년 차를 앞두고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기하급수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연봉이 올해 처음으로 주춤했다.
LCK 프로게이머들의 몸값이 치솟은 건 해외 리그 큰손들과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실력이 뛰어난 프로게이머들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거액의 오퍼를 받아왔고, 국내 팀들은 핵심 선수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출혈 경쟁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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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팀, 기존 멤버들과 결별
T1·한화생명, 투자로 전력 보강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 e스포츠 대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3년 차를 앞두고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기하급수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연봉이 올해 처음으로 주춤했다.
지난달 말 LCK에 본격적인 스토브리그(팀과 선수 간 계약협상기간)가 시작됐다. 리그에 속한 10개 팀 중 절반 가까이가 기존 선수단 전원 또는 대다수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2군 선수들을 콜업하거나, 신인급 선수들을 영입해 로스터를 재건했다. 이 때문에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왔던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예상 밖으로 찬바람을 맞았다.
천정부지로 오른 선수들의 몸값 대비 리그의 수익 성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이 업계 기저에 깔려있다. 10억 내외의 거액을 내고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어중간한 성적표를 받느니, 당장은 실력이 떨어져도 몸값이 훨씬 저렴하고 미래가 유망한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리는 쪽이 낫다는 게 일부 팀들의 생각이다.
LCK 프로게이머들의 몸값이 치솟은 건 해외 리그 큰손들과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실력이 뛰어난 프로게이머들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거액의 오퍼를 받아왔고, 국내 팀들은 핵심 선수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출혈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 위기 등의 여파로 해외 리그 역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농심 레드포스는 올해 1군 선수단 5인 전원과 작별했다. 그 대신 2군 대회에서 우승한 유망주 5인을 고스란히 콜업했다. 지난해 서머 리그 우승팀인 젠지 역시 리그 최연소 선수 ‘페이즈’ 김수환(17)을 1군으로 발탁하는 파격적인 수를 뒀다. 광동 프릭스와 프레딧 브리온도 마찬가지로 ‘불독’ 이태영(17), ‘랩터’ 전어진(18)에게 각각 미래를 맡겼다.
리브 샌드박스는 미국 프로야구의 ‘머니볼’이나 프로농구의 ‘모리볼’을 모티브로 삼아 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핵심 선수들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퍼즐 조각 맞추듯이 장단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 젊을 선수들로 선수단을 재구성했다.
하지만 모든 팀이 지갑을 닫은 건 아니다. 일부 팀은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했다. T1은 올 스토브리그 최대 난제였던 ‘페이커’ 이상혁(26)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단년 계약이 주류인 e스포츠 업계에서 이상혁은 이례적으로 3년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2013년 데뷔 후 한 차례의 이적도 없이 한 팀에만 머물러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린다.
반면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던 DRX는 선수단이 완전히 물갈이됐다. 애초 기존 선수단 5인 전원과 재계약을 목표로 뒀으나 ‘베릴’ 조건희(25)만 잡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라스칼’ 김광희(25) 등 다른 팀의 검증된 자원들로 우승자 공백을 메웠다.
DRX에서 우승을 이뤘던 선수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신드롬의 시초 ‘데프트’ 김혁규(26)는 담원 기아에 합류했다. ‘킹겐’ 황성훈(22)과 ‘제카’ 김건우(20)는 한화생명e스포츠에 입단했다. 한화생명은 중국에서 2년간 맹활약을 펼쳤던 ‘바이퍼’ 박도현(22)까지 거액을 주고 영입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발돋움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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