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美냐 中이냐…최태원, 공급망 붕괴 해법 고심(종합)

최서윤 2022. 12.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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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경제 파트너인 중국을 배척하면 안 된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

최 회장은 "미국이 갑자기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만들고, 조금 있으니까 유럽연합(EU)도 만든다. 그러면 일본이나 중국은 안 만들겠나"며 "한국의 경우 이들 국가(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이 더 크다 보니 특정 분야에서는 한국이 초이스(선택권)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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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송년 기자 간담회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넘버원 경제 파트너인 중국을 배척하면 안 된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는 가운데 각국이 ‘헤어질 결심’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급망 붕괴를 영화 ‘헤어질 결심’ 제목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미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을 했다"며 "이는 과거와 달리 아예 ‘관계’가 변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헤어질 결심’이니까 ‘다신 안 봐’가 아니라 ‘당신과 이건 이거고 저건 안 한다’는 식으로 글로벌 경제 복잡도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동맹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닌 상당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급망 붕괴 속에서 각국이 법안을 개정하는 식으로 자국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은 그 룰을 정할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갑자기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만들고, 조금 있으니까 유럽연합(EU)도 만든다. 그러면 일본이나 중국은 안 만들겠나"며 "한국의 경우 이들 국가(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이 더 크다 보니 특정 분야에서는 한국이 초이스(선택권)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를 같이 택할 수 없는 문제’는 SK가 당면한 문제다. SK그룹은 배터리(미국 인플레 감축법)와 반도체(중국 SK하이닉스 공장) 두 사업을 모두 가지고 있다.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인플레 감축법 영향 아래 있고,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 다롄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견제 때문에 중국 현지 사업에 지장을 받으면서 "중국 팹 운영이 어려우면 한국 등으로 옮기는 컨틴전시 플랜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 매출의 30%가 이들 중국 공장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자유롭게 영업할 권리와 미국이 이끄는 ‘칩4’ 등 안보통상 협력체 둘 다 무시할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고심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는 미·중 경제안보 긴장 국면에서 한국만의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G2 갈등이 심해질수록 주변국들은 스스로 조금 더 결속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경제적인 협력 관계를 회복하고 잘 만들어 나가야 하는 국가가 일본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고 별 해법이 없다"며 "과거사 문제가 있긴 하나,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익공유를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을지 시너지를 내고 이야기하기에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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