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수교 30주년…삼성 생산거점에서 R&D허브 역할까지(종합)
"양국 우호협력 증진 기여"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예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한·베트남 우호 협력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지 30주년(1992년 12월22일 국교 수립)이 되는 해다. 삼성은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생산부터 연구까지 종합 사업 거점=이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 경영진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 베트남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 ▲피트니스 센터 ▲구내 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2200여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한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처음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주로 만들었으나,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현재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및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R&D센터 준공으로 베트남은 생산부터 연구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 사업 거점으로 변신한다. 향후 삼성 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2020년 센터 착공 당시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센터 설립에 공을 들였다.
◆한·베트남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이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이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시기는 1989년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무역 프로젝트 발굴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1995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 지역에 TV 생산 공장과 판매 법인을 세우고 TV 생산 및 판매에 나섰다. 삼성의 베트남 투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판 반 카이 전 베트남 총리의 2005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이후 약 10여년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2014년), 삼성SDI(2009년), 삼성전기(2013년)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삼성의 전자계열사는 베트남에 6개 생산법인, 1개 판매 법인, 1개의 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자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삼성은 베트남 진출 이후 양국 간 관계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은 3363억달러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삼성 수출은 654억달러다. 베트남 총 수출의 약 20%는 삼성 몫이다. 이 회장은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 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