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원성에 금투세 2년 유예됐지만...조삼모사?

이홍석 2022. 12. 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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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2년 유예에 합의하면서 세금폭탄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도입 2년 유예 결정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유지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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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합의로 최악 피해…당장의 과세 피해 뒤로 미뤄져
양도세 기준 유지로 연말 물량 폭탄 및 거래 활성화 걸림돌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정치권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2년 유예에 합의하면서 세금폭탄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당장의 과세가 미래로 이연된 것에 불과하고 당초 기대했던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도입 2년 유예 결정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유지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앞서 여야 정치권은 전날인 22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예산안 부수 법안 관련 사안에 합의했다.


이에따라 당초 내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금투세는 오는 2025년까지 2년간 시행이 미뤄지게 됐다. 당초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여부와 무관하게 상장주 기준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투자자는 누구나 세금을 내야만 했다.


이에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은 현행 제도대로 대주주만 납부하게 됐다. 현 제도에 따르면 주식 양도세는 한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율 1∼4%·기타 주주 지분 포함) 이상 보유한 대주주만 주식 양도세를 납부한다.


이번 제도 시행 유예로 약 15만명(정부 추산)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 앞에 닥쳤던 주식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를 피할수 있게 됐다.


개미들의 반발로 최악을 피하긴 했지만 시행 유예일뿐 제도 폐지가 아니어서 당장 닥칠 일이 2년 뒤로 미뤄졌을뿐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잠재적인 불만 요인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여기에 더해 기대를 모았던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증시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양도세 과세 기준이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주식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장 연말에 큰 손들이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회피 물량들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실제 매년 연말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파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해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12월 21일부터 28일까지 코스피에서 5조6425억원, 코스닥에서 2조8644억원 등 총 8조5069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거래 마지막일은 28일 하루에만 3조1587억원(코스피 1조9976억원·코스닥 1조1611억원) 순매도했다.


올해도 이달 19일부터 22일까지 8283억원(코스피 5693억원·코스닥 259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는데 앞으로 매도세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증시 폐장일은 오는 29일이지만 세금 부과 대상자가 확정되는 시점은 매년 증시 폐장 직전일이어서 올해는 28일 주식 보유액을 기준으로 확정된다. 양도세를 회피하려면 27일까지는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만큼 남은 3거래일 동안 매도가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에 위안을 삼는 모습이다. 모든 주식 투자자가 부담하는 증권거래세는 현재 세율이 0.23%인데 내년 0.20%, 2024년 0.18%에 이어 오는 2025년에 최종적으로 0.15%까지 하향 조정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 유예 확정으로 증시 부진 속 거래 침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 유지 등 반쪽 짜리 결정이 이뤄져 아쉬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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