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사라지지 않는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

서믿음 2022. 12.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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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노동계급의 삶과 문화, 불평등을 주제로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가 황폐해진 미국 동부의 탄광촌 콜브룩으로 떠나 쓴 가난에 관한 이야기다.

마약, 범죄, 가난, 폭력 등의 문제가 가득한 탄광촌 콜브룩에서 가난한 노동계급이 어떤 현실을 살고 있는지, 하루하루의 힘겨운 일상에서 어떠한 감정의 구조를 구축했는지를 면밀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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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노동계급의 삶과 문화, 불평등을 주제로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가 황폐해진 미국 동부의 탄광촌 콜브룩으로 떠나 쓴 가난에 관한 이야기다.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 해결에 필요한 '당사자 목소리'를 담아냈다. 마약, 범죄, 가난, 폭력 등의 문제가 가득한 탄광촌 콜브룩에서 가난한 노동계급이 어떤 현실을 살고 있는지, 하루하루의 힘겨운 일상에서 어떠한 감정의 구조를 구축했는지를 면밀히 살폈다. 그리고 노동계급의 삶과 영혼, 그들의 일상을 잠식한 고통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정치적 가능성을 벼려낸다.

가족과 지역 사회의 유대가 취약하고 신뢰가 부재하며 사회 안전망이 제한적이고 사회적 이동의 기회가 희박한 시대에 개인의 고통 관리는 필수가 되었다. p.44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간다고 믿게 만들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하게 저항하면서 안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이들에게 이상적인 정치인은 결국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이다. p.274

이들을 묶어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시스템”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다. 이들이 주류 정치 제도에 느끼는 환멸과 자기 계발, 음모론에 개별적으로 다시금 현혹되는 현상은 이들이 자기 주위에 쌓아 올리는 확증 편향의 요새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p.274

불신의 태도를 학습한 그는 “우리 사람들”에 대한 거부와 내 앞가림은 내가 한다는 회의주의를 드러내는데, 이는 가장 친밀한 가족 관계에서 시작해 폭넓은 사회 기관으로 확장된다. p.275

내면을 향하고, 자신의 치유와 변화에 골몰하는 치유 중심의 자아는 시민 참여와 집단행동에 낙인을 찍는 것으로 보인다. 자아의 변화를 강조하다 보면 구조적 장애물은 집단행동보다는 의지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 개별적인 장애물이 되고, 사적인 삶의 고난은 그 사회적, 정치적 뿌리와 분리된다. p.300

개인의 곤란과 집단행동을 매개하는 “계급” 정체성은 더는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노동계급”이 백인도 남성도 아닌, 심지어는 때로 노동조차 하지 않는 후기 산업 사회의 극악무도한 분열과 불평등이라는 도전 과제를 정면으로 직시할 때가 왔다. p.317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제니퍼 M. 실바 지음 | 황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400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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