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크리스마스 조명, '전력난' 유럽의 혹독한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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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수도'라 불리던 프랑스 북부 도시 스트라스부르.
16세기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시장이 매해 대규모로 열려 전세계에서 200만명이 몰려오는 이곳의 상징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화려한 조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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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 전력난 심화에 조명시간도 제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크리스마스의 수도'라 불리던 프랑스 북부 도시 스트라스부르. 16세기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시장이 매해 대규모로 열려 전세계에서 200만명이 몰려오는 이곳의 상징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화려한 조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유럽 전역의 에너지 위기로 스트라스부르 행사 주최 측은 조명을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22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는 스트라스부르의 분위기를 전했다. NYT는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없이 겨울을 나기 위해 상당 규모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상징적인 크리스마스 시장이 주요 타깃이 됐다"고 전했다.
올해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은 가스와 전기 등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 정부는 향후 2년간 에너지 소비를 10% 감축하기로 하고 건물 난방과 조명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조치에 나섰다. 스트라스부르도 시가 담당하는 조명을 20% 줄이고, 밤에는 조명을 기존보다 1시간 먼저 끄는 등 노력을 기울이며 전년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매해 12월이면 스트라스부르 도심에 있는 광장 12곳에는 300개 이상의 가판대가 들어선다. 동시에 30마일(약 48㎞) 길이의 조명과 분홍·파랑·황금빛의 샹들리에도 설치된다. 올해도 이러한 장식 일부는 빠지지 않고 배치됐다. 하지만 중심부에 조명이 집중되면서 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절약에 따른 타격을 입었다. 현지에서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던 조명들이 사라져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또 크리스마스 시장 노점상들을 위해 길거리에는 원래 야외 히터가 설치됐었지만, 이번엔 설치되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 두꺼운 옷과 장갑을 낀 노점상들이 이러한 상황에 분노하며 큰 냄비에 와인을 끓여 파는 가게를 시기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고 NYT는 분위기를 전했다.
크리스마스 시장 행사를 총괄하는 기욤 립직 스트라스부르 부시장은 수년 전 스트라스부르가 크리스마스 시장 조명을 LED 조명으로 바꾸며 기존보다 전력 사용량을 90% 줄였지만, 여전히 수십만 유로의 조명 관련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과거에 그저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졌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이 전력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서 문제는 (크리스마스 시장을 통한) 마술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트라스부르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는 올해 전력난으로 '어두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특히 조명을 켤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방안이 가장 많이 도입됐다.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 시내의 번화가인 웨스트엔드에는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까지만 크리스마스 조명이 켜진다. 지난해에는 이 조명을 종일 켜뒀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 영국의 소도시들은 올해 크리스마스 조명을 켜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정부는 다음 달 6일까지 크리스마스 조명을 켜는 시간을 오후 6시부터 자정으로 지정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크리스마스 관련 조명 켜는 시간을 기존 하루 16시간에서 6시간으로, 아일랜드 더블린도 하루 14시간에서 10시간으로 단축하도록 조치했다. 독일 베를린도 자정이 아닌 오후 10시에 크리스마스 조명을 끄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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