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리인하요구' 불합리 운영 동양·스타저축은행 제재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금리인하요구권을 불합리하게 운영한 동양·스타저축은행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호남 지역 저축은행인 동양저축은행과 스타저축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에 관한 내부 운영기준 개선을 각각 요구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을 받고 나서 취업이나 승진 등으로 신용등급이 개선됐거나 소득 또는 재산이 늘었을 때 소비자들이 금융사에 이자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저축은행은 그 특성상 높은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데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이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자만 이들 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에 대한 심사기준을 불합리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저축은행은 개인대출에 대해 신용평점 개선, 소득·재산 증가, 승진 등 각 요건별 금리인하폭을 정해놓기는 했지만 해당 금리인하폭에 대한 산정근거가 불명확했다.

또 우수고객 선정 등의 금리인하 요건을 설정해 놓고도 막상 우수고객 선정 기준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저축은행의 경우 소득증가, 승진, 이직, 전문자격증 취득, 자산증가, 부채감소, 신용평점 개선, 무(無)연체 정상거래 등의 요건별 기준과 금리인하폭을 정해 놓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신용평점 개선' 요건에 대해서는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신용등급 기준을 'CB등급'으로 적용한 반면 대출금리 산정시 적용하는 신용등급 기준은 회사가 16개 등급으로 구분한 '내부전략등급'으로 다르게 운용하고 있었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여부를 결정할 때와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사용되는 신용등급 체계가 다른 탓에 신용평점 개선 요건을 충족한 만큼의 금리 인하폭을 제공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소득·재산 증가, 승진 등 다른 요건의 경우도 일정 수준의 금리인하폭을 미리 정해 놓긴 했지만 해당 인하폭에 대한 산정근거가 불명확하고 적정 수준의 금리 인하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불합리하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동양저축은행과 스타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고객 안내나 설명도 미흡하다고 지적을 받았다. 두 회사는 모두 홈페이지 등에 저축은행 중앙회가 권고하는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필수 안내사항을 누락했다.

동양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요건 중 회사가 자체적으로 추가한 일부 요건을 고객들에게 별도로 안내하지 않았고 스타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거절한 뒤 그 사유를 전혀 다르게 안내하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