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중국 신장産 車부품 조사 착수…'업계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의회가 테슬라 등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입이 금지된 중국 신장산(産) 부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신장산 태양광 패널 부품 금지 조치에 따른 수급 차질이 차업계에도 재연될 지 관련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더힐 등에 따르면 미 상원 재정위원회는 전날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부품·원료 납품업체에 관한 정보 제출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론 와이든 상원 재정위원장(민주당)은 "영국 셰필드 할람대학에서 제기한 의혹을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제출한 납품업체 명단에서 강제 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생산된 부품이나 원료가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업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자동차에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사용되고, 납품 과정도 복잡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권 수호와 법 집행이라는 원칙을 양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셰필드 할람대학은 이달 초 일부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장에서 생산된 금속과 배터리, 전선, 바퀴 등을 사용한다는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신장의 제조업체들에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생산을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테슬라, GM과 함께 명단 제출을 요청받은 포드차와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도요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8개 완성차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지난 6월 시행한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르면 완성 제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 시행이후 신장산 태양광 부품의 수입이 대거 금지되고 압류 조치되면서 미 주요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수급 차질로 이어졌다. 차 업계는 부품·원료 마다 공급업체가 제각각이고 공급망이 전세계로 퍼져있어 직간접 타격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회는 중국 뿐만 아니라 멕시코, 캐나다 등 제 3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부품, 원료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GM은 자사의 모든 정책이 강제 노동이나 학대 등 잘못된 사업관행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납품 과정을 철저하게 감독하고 있기 때문에 법 위반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폭스바겐은 "관련 정책 위반 혐의를 자체 조사 중"이라고 했고, 스텔란티스는 "셰필드 할람대학에서 제기한 의혹과 의회 서한을 검토 중"이라고만 전했다.

중국에 최대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테슬라를 비롯해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