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20도' 최악 한파…온난화라는데 겨울은 왜 더 추워지나

임주형 2022. 12.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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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온도가 영하 10~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23일부터 주말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간다는데, 왜 겨울 혹한은 매년 더 매서워지는 걸까.

실제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보다 3도 더 낮은 -22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세계적인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점점 올라간다는데 왜 겨울 추위는 매년 더욱 심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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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따뜻해지며 북극주변 '제트기류' 악화
차가운 공기 중위도로 유입되며 한반도로

체감 온도가 영하 10~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23일부터 주말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폭설이 내리고 수도관이 동파되는 '역대 최악 한파'를 갱신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간다는데, 왜 겨울 혹한은 매년 더 매서워지는 걸까.

체감온도 -20도 넘나드는 최악 한파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서 모자를 쓴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금요일인 23일 오전 최저기온은 -19도를 기록했다. 실제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보다 3도 더 낮은 -22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체감온도는 기온, 풍속을 함께 측정해 피부가 느끼는 추위의 정도를 온도로 표기한 것으로, 바람이 초속 1m로 불 때마다 체감온도는 2도씩 떨어진다.

추위와 칼바람이 함께 불어닥치는 '역대급 한파'는 주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4~25일에도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온난화 '때문에' 겨울 더 추워져…북극 제트기류 약화 때문

세계적인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점점 올라간다는데 왜 겨울 추위는 매년 더욱 심해질까. 실제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내 기온은 평년 대비 더 높은 축에 속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매년 11월 최저 기온은 2017년 기준 0.9도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상승해 왔다. 올해 수능일(11월 17일) 최저기온은 3.5도로 온화한 편이었다. 심지어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는 봄꽃인 철쭉, 개나리가 일찍 개화하는 이상 현상이 관측될 정도였다.

단 한 달 만에 기온이 뚝 떨어진 이유는 역설적으로 온난화가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는 기류는 북극에서 내려오는 춥고 건조한 공기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이 점차 따뜻해지고, 빙하도 녹고 있다.

미 해양대기청이 매월 집계하는 북극 진동 지수(Arctic Oscillation·AO). 지난달부터 다시 0으로 근접하고 있다. / 사진=미 해양대기청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런 기후 변화는 북극 주변을 빠르고 좁게 도는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를 약화한다. 느슨해진 제트기류로 인해 북극을 돌던 차가운 공기가 갑작스럽게 중위도로 내려오고, 이 때문에 오히려 한반도의 기온은 더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미 해양대기청(NOAA)이 매달 집계하는 '북극 진동 지수(Arctic Oscillation·AO)'로도 설명할 수 있다. 북극 진동은 극지방을 회전하는 소용돌이의 강약을 측정한 값인데, 이 값이 음(0)으로 내려가면 제트기류가 약해졌다는 뜻이다. 2020년부터 이듬해 1월 사이 AO 값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지난해에도 평년보다 훨씬 추운 겨울 날씨를 기록했다. AO는 지난달 0.344를 기록하며 다시 0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미국·캐나다도 이상 한파로 위기

온난화로 인해 더욱 혹독해진 한파에 시달리는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 CNN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북반구 국가인 미국 북부·캐나다 또한 최근 여러 지역에 한파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미 국립기상청(NWS)은 22일(현지시간)부터 성탄절 전후로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 현상이 미국을 강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폭탄 사이클론은 폭설과 돌풍이 동반되는 이상기후다. 겨울철 북극 기류와 대서양의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 또한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화해 AO값이 하락하면서 나타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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