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부동산 펀드 잇따라 환매 중단 … 대체투자발 공포 확산

박소연 2022. 12. 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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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부동산·인프라 관련 펀드들이 연이어 환매 중단을 선언하는 등 대체투자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투자 비중도 축소하는 모습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외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관련 펀드 부실에 따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대체투자펀드 리스크 관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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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스타우드캐피털 등 펀드 부분·일시 환매 중단해
KB·신한증권 판매한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 환매 중단
연기금·공제회 등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 투자 비중 축소 나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내외 부동산·인프라 관련 펀드들이 연이어 환매 중단을 선언하는 등 대체투자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투자 비중도 축소하는 모습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체투자 리스크 집중 관리에 돌입했다.

A기관 고위 관계자는 "공모주·선물 투자까지 하면서 수익률을 만들어 놨는데 대체투자에서 다 까먹었다"며 "지금 대체투자 비중이 70~80%에 이르는 기관들이 엑시트도 못 하고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투자에서 계속 터질 것"이라며 "비중을 축소해야 하는데 손실을 보면서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체투자 시장은 손바뀜 거래를 할 대상을 찾느라 상당히 혼탁해진 상황이다. B기관 고위 관계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해외 유명 사모펀드의 대체투자 상품을 가지고 와서 한국 기관들에 넘기려고 혈안이 돼 있다"며 "브로커들이 웃돈을 주면서까지 넘기려고 하는데, 자세히 보면 상품이 망가진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사모펀드와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펀드 상품의 환매를 잇달아 중단하는 등 시장 상황은 악화일로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달 초 대규모 환매 요청이 들어온 1250억 달러(약 162조원) 규모의 대표 상품 'BREIT(Blackstone Real Estate Income Trust fund)'에 대해 부분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 펀드는 물류센터·아파트·오피스·카지노 등의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전망에 펀드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일었다.

또 다른 대체자산운용사인 스타우드 캐피털이 운용하는 262억 달러 규모의 'SREIT(Starwood Real Estate Income Trust)'도 지난달 투자자 환매 요청이 월 한도를 넘어서자 일시적으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비상장 리츠와 부동산 펀드 시장의 환매 요청액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고 단기 이슈로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돈을 돌려달라는 투자자가 계속 늘어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환매를 위해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리츠와 펀드가 늘수록 가격 하락 위험이 커지게 마련이다.

국내서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판매한 영국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의 환매가 중단됐다. 이 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사인 포트코리아운용이 만들었다. 홍콩 법인 다노스(차주)가 발행한 유로본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투자하고, 다노스가 투자받은 자금을 영국 피터보로시에 폐기물 소각 발전소 건설을 위해 대출해주는 형태다. 국내서 총 48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 하지만 발전소 건설 업체의 경영 악화로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서 펀드 만기에도 투자원금과 이자가 지급되지 않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외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관련 펀드 부실에 따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대체투자펀드 리스크 관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관계자는 "운용사들에게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며 "투자 가이드라인 위반사항이 있다면 철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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