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격투기 전문기자들이 뽑은 2022년 최고의 UFC 경기

2022. 12. 2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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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종합격투기 UFC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 캐노니어 vs 스트릭랜드’ 경기를 끝으로 2022년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1월 16일 ‘UFC on ESPN : 카타르 vs 치카제’ 대회를 시작으로 총 42개 대회가 정신없이 열렸다. 511경기 중 19번의 타이틀전이 치러졌다.

 
한 해 동안 수많은 명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국내에서 활동 중인 베테랑 격투기 전문기자들에게 올해 최고의 경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기자들은 자신이 해당 경기를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여기에 필자도 부끄럽지만 한 경기를 추가하고자 했다.
 
▶이교덕 스포티비뉴스 격투기 전문기자
-UFC 273 웰터급(77.1㎏ 이하) 매치 : 함자트 치마예프 vs 길버트 번즈(한국시간 4월 10일)
 
함자트 치마예프(오른쪽) 대 길버트 번즈. 사진=UFC
당일 정찬성 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타이틀전이 있었던 날이라 현장에서 직접 본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현장에서 쏟아진 엄청난 환호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날 최고의 매치업이었다. 혈전, 혈투, 난전 같은 표현이 모두 어울리는 경기였다. 
 
당시 현장에선 UFC가 함자트치마예프(28·스웨덴)를 엄청나게 밀어준다는 분위기를 느꼈다. 한편으로는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전까지 치마예프가 이긴 선수 가운데 A급 선수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웰터급 랭킹 2위였던 길버트 번즈(36·브라질)와 경기는 치마예프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검증할 기회였다.
 
치마예프는 번즈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 경기를 통해 치마예프는 계속 상위 랭킹에서 놀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주짓수 파이터인 번즈도 타격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물러나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번즈는 원래 치마예프와 맞부딪히기 보다 잽을 던지면서 거리 싸움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펀치가 강하게 들어오자 작전이고 뭐고 그냥 난타전이 되고 말았다. 의도치 않은 난타전이 펼쳐졌기에 그래서 더 박진감이 넘쳤던 경기였다.
 
▶최우석 무진 편집장
-UFC 278 웰터급 타이틀매치 :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 vs 도전자 리온 에드워드(한국시간 8월 21일)
리온 에드워즈(오른쪽)가 카마루 우스만을 KO시키는 장면. 사진=UFC
 
당시 전 체급 파운드 포 파운드 1위였던 카마루우스만(35·미국/나이지리아)은 도전자 리온 에드워즈(31·영국)에게 패해 무적행진이 끝났다. 올해 UFC 최대 이변이었다.
 
경기 전 모든 사람들은우스만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실제로 경기를 지배한 쪽도 우스만이었다. 우스만은 월등히 앞선 레슬링 실력을 앞세워 5라운드 중반까지 에드워즈를 압도했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기가 막힌 하이킥으로 역전 KO승을 거뒀다. UFC 역사상 역대 두 번째 영국 출신 챔피언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에드워즈는 계속 밀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딱 한 번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계속 노렸다. 경기 내내 킥으로 맞받아치면서 버텼고 마지막에 반전을 일궈냈다.
 
에드워즈가 경기 후 퍼부운 사자후도 잊을 수 없다.
 
“그들 모두가 난 할 수 없다고 했지! 지금의 날 봐! 날 보라고!, 파운드 포 파운드! 헤드샷! 다 끝났어! 그거라고!”
 
에드워즈는 다들 자기가 질거라고 얘기하는 상황을 보란 듯이 뒤집어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모양이었다. 그런 그의 마음이 아직도 그 경기를 잊을 수 없도록 만든 것 같다.  
 
둘의 재대결이 지금 추진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 경기는 우스만이 좀 방심했다고 보는 게 옳다. 둘의 대결이 다시 열린다면 그때는 우스만이 우세할 것이다. 타격전을 최대한 피하고 레슬링으로 쥐어짤 것이다. 그러면 여전히 에드워즈에게 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욱 랭크5 격투기 전문기자
UFC 282 밴텀급 경기(61.2㎏ 이하) : 라울 로자스 주니어 vs 제이 페린(한국시간 12월 11일)
 
함자트 치마예프(오른쪽) 대 길버트 번즈 경기. 사진 UFC
이 경기는 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경기는 아니다. 심지어 UFC 282에서도 언더카드 경기였다. 밴텀급은 UFC 안에서 인기 체급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경기를 선택한 것은 라울 로자스 주니어(18·미국)라는 선수 때문이다. 이 경기는 UFC 데뷔전에 나선 로자스 주니어가 1라운드 2분 44초 만에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로자스 주니어는 이제 만 18세가 된 어린 선수다. UFC 최연소 데뷔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짓수를 수련하면서 멕시코 지역대회에서 활동하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직접 개최하는 ‘컨텐더 시리즈’에서 지난 9월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가능성을 확인한 화이트 대표는 곧바로 아직 만 17살이던 로자스 주니어와 UFC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3개월 만에 치른 UFC 데뷔전에서 승리한 것었다.
 
로자스 주니어의 강점은 그라운드 실력이다. 물론 기존의 UFC 강자들과 비교해 아주 강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아직 18살에 불과하다. 10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고 미래가 밝다. 코너 맥그리거 같은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느껴진다.
 
▶필자의 선택
UFC 275 라이트 헤비급(93.9㎏ 이하) 타이틀전 : 챔피언 글로버 테세이라 vs 도전자 지리 프로하스카(한국시간 6월 12일)
하이킥을 맞고 실신 KO된 UFC 웰터급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 사진=UFC
 
떠오르는 도전자 지리 프로하스카(30·체코)가 최고령 챔피언이었던 글로버 테세이라(43·브라질)를 5라운드 종료 28초를 남기고 서브미션으로 누르고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이로 44살에 이르는 ‘아저씨 파이터’ 테세이라는 자신보다 13살이나 어린 프로하츠카를 상대로 전혀 물러서지 않고 명승부를 펼쳤다. 체력은 일찌감치 바닥났지만 조금이라도 기회가 보이면 반격을 시도했다.
 
실제로 5라운드 초반에는 테세이라가 여러 차례 타격 정타를 꽂으면서 프로하츠카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마지막 그라운드 싸움에서 목을 잡혔고 아쉽게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테세이라는 1979년생이다. 70년대생이 격투기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갑고 눈물겹다. 게다가 여전히 정상의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다.
 
비록 방어전은 졌지만 테세이라는 이 경기를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테세이라는 여전히 포기를 모른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은퇴를 미루고 마지막 인생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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