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역대급 위기’ 온라인 전환 서두르는 면세업계
“여객수 증가에도 매출 증가율 미미”
라방, 뷰티클래스 등 MZ세대 공략
지난 2년여간의 코로나19에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온라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간 국내 면세업계의 큰 손으로 불렸던 중국 보따리상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데다 인천공항 등 면세점 임대료 지원정책 만료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 온라인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면세업계에 임대료 특별감면제도를 제안했다. 이달 말로 기존 임대료 감면 혜택을 종료하고 내년부터는 고정임대료 방식을 적용하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객 감소율의 50%만큼을 감면하겠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내년 1월 여객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과 비교해 60% 줄었다고 가정하면 여객 감소율의 절반인 30%의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업계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와 비교해 여객 수는 늘었지만 그에 비례해 면세점 매출이 증가하지 않아 감면 정책 종료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대기업면세점을 제외한 중견‧중소면세기업의 경우 매출 보다 임대료 지출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내년이 코로나19 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따리상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2년여간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규제를 폐지하면서 보따리상 수요를 대거 흡수한 데다 보따리상의 제1구매상품인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다.
중국 소비 시장의 큰 손인 젊은층 세대에서 자국 브랜드를 구매하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비중이 큰 아모레,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표 뷰티기업들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제는 면세점도 온라인 시대…디지털 전환 속도
면세업계는 공항 및 시내면세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 보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하는 한편 임대료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롯데인터넷면세점 플랫폼을 콘텐츠 커머스로 전면 리뉴얼하고 면세업계 최초로 온라인 명품관을 론칭했다.
올해는 매장 셀프결제, 브랜드 방문 예약, 모바일 줄서기 등 옴니서비스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저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일본 직구족을 겨냥해 자사 해외 직구 온라인몰인 'LDF BUY'에 일본직구관을 오픈했다.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이 직접 소싱한 화장품, 생활용품 등 25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다른 직구 온라인몰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에 현지 면세점 소싱으로 상품에 신뢰도도 한층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판매 상품은 면세품이 아니므로 출국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으며 평균 7일 이내에 구매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젊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챌린지’와 ‘트립톡’ 등 신규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챌린지는 면세점 쇼핑에 참고할 수 있는 고객들의 실제 리뷰를 강화한 서비스다. 텍스트와 사진, 영상 등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롯데인터넷면세점 판매 상품 또한 함께 태그해 게시할 수 있다.
이달 6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트립톡은 여행 정보 교류에 집중한 커뮤니티다. 고객들은 장소와 예산, 성향 등 관심사에 따라 구성된 ‘톡방’을 이용해 여행지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고 경험과 노하우 등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챌린지와 트립톡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실제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캔디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 참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편의성을 개선한 인터넷 면세점 개편, 전세계 면세업계 최초 비대면 상담 서비스 ‘라뷰ON’ 오픈,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춘 ‘비대면 뷰티클래스’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라프레리 뷰티클래스를 포함해 올해 총 7회의 비대면 뷰티클래스를 개최하고 이달 2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구찌와 협업해 뷰티클래스를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 시장의 새로운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라이브 방송(‘갓 딜 라이브’)에 힘을 쏟고 있다.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면세점 VIP고객이 백화점VIP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스마일클럽 회원에게 특별 혜택을 주는 마케팅에 돌입했다.
스마일클럽은 G마켓과 옥션, SSG닷컴, 스타벅스 등 신세계 주요 계열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또 올 8월부터는 신세계인터넷면세점에서 G마켓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 바로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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