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비대위원장? 복당원서 잉크도 안 말랐다…도둑질 빨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전되면서 민주당의 차기 플랜으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복당원서에 잉크도 안 말랐다”며 선 그었다.
박 전 원장은 전날(22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커지게 되면서 박 전 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진행자의 말에 “지금 복당원서에 잉크도 안 말랐다. 무슨 (제가) 당회의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제발 저를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마라”며 “비대위원장이다 차기당대표다 이러니까 잡음이 나지 않느냐. 도둑질도 너무 빠르다”라고 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반대한 정청래 의원이 이유로 내세웠던 ‘분열의 씨앗’ ‘당의 재앙’이라는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민주당은 박 전 원장의 복당을 수용했다. 결정에 앞서 여러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박 전 원장의 복당 여부를 논의했으나 정 의원의 반대로 쉽게 매듭을 짓지 못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또 ‘검찰이 성남FC 광고비 의혹과 관련히 이 대표를 소환한 것’에 대해선 “본인이 부인하는데 혐의만 가지고 모든 것을 재단한다면 대통령도 당대표도 살아남지 못한다”며 정치적 소환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출석 여부’에 대해선 “과거 검찰이 무혐의로 결정한 것을 다시 불렀다 하면 순순히 나갈까. 좀 생각해볼 수 있다”며 “무조건 본인(이 대표)이 부인하는데 혐의만 가지고 모든 것을 재단한다고 하면 대통령이 살아남겠느냐, 당대표가 살아남겠느냐. 유죄의 입증은 검찰이 해 나가라(는 입장)”라고 했다.
지난 2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성남FC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 하여금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게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들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생투어 차 방문한 경북 안동에서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을 알리며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나, 해볼 테면 해봐라”라고 엄포를 뒀다. 이후에도 소환 통보에 대해 “이재명을 죽이기 위해 살(煞)을 쏘는데 잘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생일(12월 22일)에 맞춰서 소환장을 보낸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출석 여부와 관련해선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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