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北 도발 않는 게 中에 이익…내년초 방중시 논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뉴스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해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을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설득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북한과 깊은 관계가 있다. 북한 도발이 계속되지 않는 것이 중국에도 이익이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 조건 없는 외교에 열려있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중국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내년 대북 정세와 정책에 대해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면서 동맹, 파트너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차단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제재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한 북한의 능력을 일부 제약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과 계속해서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된 후속 논의를 위해 내년 초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중 전후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막을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4일 베단트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북한이 불법 핵·탄도미사일 실험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G20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중국 수석을 만나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우려를 표명하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전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