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닥터카

고세욱 2022. 12. 2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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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증 외상치료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2000년대 미국에서 연수를 마친 뒤 여론에 간절히 호소한 건 닥터헬기 도입이었다.

닥터카는 전문 의료진이 타고 중증 외상환자를 현장 혹은 차 안에서 치료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닥터카를 타고 간 의료진이 현장에서 즉시 수술해 근로자의 목숨을 건지면서 그 유용성이 널리 알려졌다.

2016년 울산대병원을 시작으로 인천, 세종에 닥터카가 도입됐고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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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논설위원


국내 중증 외상치료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2000년대 미국에서 연수를 마친 뒤 여론에 간절히 호소한 건 닥터헬기 도입이었다. 의료진이 탑승해 응급환자 치료와 이송에 쓰이는 헬기인데 2011년 경기도에서 처음 활용됐다. 하지만 야간에 이동하기 어렵고 악천후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인구 밀집도가 높아 헬기 이착륙 공간 찾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등장한 게 닥터카다.

닥터카는 전문 의료진이 타고 중증 외상환자를 현장 혹은 차 안에서 치료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김포의 한 골재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 팔이 파쇄기에 끼었다. 닥터카를 타고 간 의료진이 현장에서 즉시 수술해 근로자의 목숨을 건지면서 그 유용성이 널리 알려졌다. 2016년 울산대병원을 시작으로 인천, 세종에 닥터카가 도입됐고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울산에서는 지난해까지 응급환자 158명이, 인천 등 경기 지역에서는 2019~2021년 20명이 닥터카를 이용했다. 환자 생사를 결정지을 ‘골든타임’을 아끼기 위해서 닥터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데 역시 문제는 돈이다. 2019년에 울산에서 운영비 부족으로 닥터카 운행이 중단될 뻔 했다가 민간 기업 에쓰오일이 후원하면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 적재적소가 닥터카 운용에 필수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그 소중한 닥터카를 오용했다. 이태원 참사 당일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이 현장 구조에 투입될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닥터카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남편과 타고 갔다. 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현장에 도움을 주러 갔다는데 다른 병원 차량에 비해 최소 20분이 늦었다. 본인은 현장에서도 15분만 머물렀다. “골든타임 4분”을 외친 당사자가 도대체 사고 현장에 왜, 무엇하러 갔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닥터카가 “힘센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콜택시”라는 인식을 안겼다. 예산이나 후원을 받는 데에도 지장이 될 수 있다. 국회의원이 설치면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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