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폰 중독 막는 기막힌 방법 둘

이송원 2022. 12. 2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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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 박사의 팁


박유현 박사는 “디지털 시민의식은 디지털 지능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핵심 역량”이라며 “균형 잡힌 기술 사용 능력, 공감력 등 여덟 가지 역량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박유현 박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첨단기술을 안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칠까. 글로벌 싱크탱크 ‘DQ 연구소’ 대표 박유현 박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법과 규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쫓아다니며 가르칠 수도 없고,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디지털 지능(DQ, Digital Quotient)’ 개념을 창안해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었다. DQ는 2020년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표준화 단체인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표준협회에서 디지털 역량·리터러시의 국제 표준으로 공인됐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박 박사를 최근 화상 인터뷰했다.

Q : 디지털 시민의식이 뭐고, 왜 중요한가.
A : “디지털 세상에도 현실에서처럼 지켜야 할 게 있다. 정체성·시간·재산·지식·생명·가족·타인·사생활 같은 가치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을 여덟 가지로 규정했다. ▶디지털 시민 정체성 ▶사생활 관리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발자국 관리 ▶디지털 공감 ▶개인 디지털 보완 관리 ▶행동 디지털 위험 관리 ▶균형 잡힌 기술 사용 등이다. ‘디지털 DNA’라고도 부른다.”

Q : 어떻게 하면 디지털 DNA 갖출 수 있나.
A : “학교 교육이 가장 효과가 좋다. 디지털 시민 교육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디지털 시민 교육은 모든 연령대에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8~12세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Q : 왜 8~12세인가.
A : “두 가지 이유인데, 디지털 사용 시기와 아이의 발달 단계 측면이다. 이 나이쯤에 아이들은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를 처음 갖게 되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시작한다.”

Q : 아이의 발달과 교육 시기는 어떻게 연결되나.
A : “이 연령대 아이들은 정상·비정상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어떤 태도나 행동에 대한 규범을 형성하는 거다.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친구인데, 요즘은 미디어·디지털 기기가 그 역할을 한다. 예컨대 구글 검색에서 맨 위에 나온 정보,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트를 진실이나 가장 좋은 정보라고 믿는다.”

Q : 알고리즘 폐단을 피할 방법이 있나.
A : “디지털 시민 역량의 중심에 분별력이 있다. 올바른 가치관을 토대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역량 말이다. 분별력을 키우려면 디지털 세상의 작동 방식도 알아야 한다. 더 쉬운 방법도 있다. 그냥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끄면 된다.”

Q :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쓰면 좋을까.
A : “DQ 테스트 점수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평균이 100점이다. 85점 미만이면 습관이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115점 이상이면 비교적 뛰어나다. 100점을 넘을 때 스마트폰을 주라고 권고한다.”

디지털 시민교육은 특히 8~12세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이 나이쯤엔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를 처음 갖게 되고,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 박유현 박사]

Q : 디지털 기기 사용과 관련한 구체적 지침이 있을까.
A : “상황과 성향이 달라 하나의 지침이 모두 통한다고 할 순 없다. 다만 과학적 연구 결과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4개월 미만 아이는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들이다. 중요한 건 가정마다 룰(rule)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아이도, 부모도 지켜야 한다.”

Q : 박사님 댁에도 룰이 있나.
A :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밥 먹을 때와 잘 때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쓸 수 없다는 거다. 잘 때는 스마트폰을 거실에 둔다.”

Q : 아이들이 약속을 잘 지킬까.
A : “처음엔 불평할 거고 반항한다. 우리 집도 그랬다. 대화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쉽지 않다. 말 한마디 했다고 잘 지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

이송원 기자 lee.s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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