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도 빚 못 갚을 수도”… 부동산 경착륙,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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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주택 가격이 올 6월 말보다 20% 급락하면 대출자 100명 중 5명은 보유한 집 등 자산을 다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급락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를 내준 집주인 11%는 대출을 받지 않고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지난 6월 말 대비 20% 하락하면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고위험 가구 비중이 전체 대출 가구의 3.9%에서 4.9%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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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주택 가격이 올 6월 말보다 20% 급락하면 대출자 100명 중 5명은 보유한 집 등 자산을 다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급락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를 내준 집주인 11%는 대출을 받지 않고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가계 부채 부실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리 상승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는 경우 가계의 순자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고위험 가구 비중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지난 6월 말 대비 20% 하락하면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고위험 가구 비중이 전체 대출 가구의 3.9%에서 4.9%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험 가구는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하는 동시에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초과(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한 가구를 가리킨다.
한은은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전세가격 하락 시나리오에 따른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가능 여부도 점검했다. 이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전세임대 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야 보증금을 내줄 수 있다. 나머지 3.7%는 금융자산 처분에다 차입까지 하더라도 평균 약 3000만원이 부족해 보증금을 내주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현재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부채 상환 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3분기 기준 전세자금 대출자 중 고신용자와 고소득자 비중은 각각 84.7%와 62.7%로 집계됐고, DSR은 31.5%로 비교적 낮은 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과 맞물린 대출 부실화 문제는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힌다. 현재 3.25%인 기준금리가 0.5% 포인트만 인상될 경우 취약 가계 연체율은 5.6%에서 7.3%로 1.7%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5.7%에서 9.3%로 3.6% 포인트 상승한다. 기업이 1년 후 폐업이나 자본 잠식 등 상태로 전환될 한계기업 부실화 확률 역시 3.52%에서 3.75%로 0.23% 포인트 오른다.
한은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급락 국면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부동산 가격이 37∼38% 정도 올랐는데 올해 11월까지 10.4% 떨어졌다. 급락이라기보다는 조정 국면”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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