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사망자 집계 논란…“폐렴·호흡부전만 인정”

정희윤 2022. 12.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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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집계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1일(현지시간)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일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경우만 ‘코로나19 사망’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걸려 심·뇌혈관질환, 심경색 등 기저질환이 악화해 숨진 경우는 코로나19 사망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이 계산법을 토대로 21일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제로(0)’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20일엔 베이징에서 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이런 중국 당국의 발표와 달리 베이징의 화장장은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한 목격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베이징 퉁저우구 화장장 밖 주차장이 꽉 찼고, 약 40대의 영구차가 진입하기 위해 줄 서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이런 계산법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선 ‘코로나19 죽음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사망 판단 기준에 대한 전문가 답변’이란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의 방역 완화 정책이 노령인구와 병자 제거 계획인지 묻고 싶다”며 “(코로나19 사망 집계에서 제외된) 질병이 있는 분도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70~80대까지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 정부는) 매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얼마나 많이 사망했는지를 내보내더니 본인(정부)은 자기 마음대로 기준을 바꾼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내 중증 환자 입원 비율 등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중국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현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비상 대응팀장은 “중국은 코로나19 사망자 정의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매우 적게 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린 올바른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있어 (이런 중국의) 정의가 방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WHO가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라이언 팀장은 또 “중국에선 60세 이상 인구의 백신 접종률이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고, 중국산 백신의 감염 예방률이 50%에 그치는 점도 코로나19 확산의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내년부터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격리 조치를 폐지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5일 시설 격리, 사흘 재택 격리 등 이른바 ‘5+3’으로 돼 있는 해외 입국자 격리 규정을 시설 격리 없이 사흘간 건강 모니터링만 하는 ‘0+3’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위성TV도 전날 “내년 1월 3일부터 베이징의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시설 격리 조치가 폐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이같은 보도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의 전개에 근거해 출입국 인원의 왕래와 관련한 각항의 조치들을 끊임없이 최적화하고 편리화할 것”이라며 격리 기간 단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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