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수업 2배로 늘리고, 초1·2는 국어교육 강화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국어 수업 시간이 늘어난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대비해 고교 국어·영어·수학 수업 시간 비중은 줄어든다. 또 전 학년 모든 교과에서 디지털 기초 소양 수업이 강조된다.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주의’ 용어는 유지되고 ‘성평등’은 삭제된다.
교육부는 22일 ‘2022 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 교육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을 발표한 후 1년1개월 만이다. 교과 방식과 수업 시수, 구성 등은 총론 발표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부터 초등 1·2학년에 적용되고, 2025년부터는 중·고교에 학년별로 적용된다.
초등에서는 1·2학년의 국어 시수가 기존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저학년 때부터 한글과 기초 문해력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창의적 체험활동 등 다른 과목이 중복해서 가르치는 부분을 줄여 국어 시수를 확보하게 된다.
초등 3~6학년에는 ‘학교자율시간’이 처음 도입된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할 수 있다. 학기마다 1주 분량의 수업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지역 속 문화탐방’과 같이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인공지능과 로봇’ 등 학생 적성을 고려한 과목을 신설할 수도 있다.
중학교에선 1학년 1·2학기 모두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를 한 학기만 선택해 운용하는 것으로 개편된다. 중학교도 학교자율시간을 편성할 수 있다. 또 중3 2학기에는 ‘진로연계교육 학기’를 운영해 희망 진로를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마련했다.
고교는 2025년부터 전면 적용되는 고교학점제에 따라 국어·영어·수학 교과 이수학점을 81점 이하로 규정했다. 전체 수업량도 줄었다. 지금은 고교 3년간 204단위(2890시간)를 이수하는데, 2025년부터는 192학점(2560시간)으로 감소한다.
1학년 과목으로는 ‘공통수학’ ‘공통영어’ 외에 ‘기본수학’ ‘기본영어’가 새로 만들어진다. 사회·과학탐구 교과목도 세분화된다. 대입 제도는 현재 초등 6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바뀐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등 교육정책에 부합하는 대입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4년 2월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 학년에 공통된 변화는 디지털·정보 교육이 강화된 점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놀이·체험을 통해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중학교에서는 컴퓨팅 사고 과정과 실생활 중심의 인공지능(AI) 윤리 등을 배운다. 고교에서는 진로에 따른 코딩 실습 등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한다. 이를 위해 초등 실과 시수는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으로, 중학교 정보 시수는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확대된다. 정보 교과뿐 아니라 영어·수학·과학·사회 등 주요 교과에도 디지털 교육이 접목된다.
개정 교육과정 심의 중 논란이 있었던 성 관련 표현과 자유민주주의 용어 서술은 교육부 원안대로 대부분 유지됐다. ‘성평등’이라는 용어 대신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꾸는 내용이 유지됐고, 자유민주주의 용어도 사용된다.
진보진영에선 교육과정의 보수성이 더 짙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의결에 반대한 국교위 일부 의원들은 “졸속 심의, 강행처리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교육과정을 만들어보자는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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