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향’ 쪼그라드는 내년 코스피 상장사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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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 눈높이가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22일 교보증권은 최근 내년 코스피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또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추정치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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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조→153조로 감소 … 내년에도 ‘박스피’ 흐름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내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 눈높이가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이익 추정치가 계속 낮아졌는데, 하향세가 멈출 줄 모른다. 이에 따라 지수 하방 압력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2일 교보증권은 최근 내년 코스피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또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추정치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추정치는 154조8000억원이며, 내년에는 152조6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이익 하향으로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진행된 이익 추정치 하향은 반도체 업종이 주도했다"고 짚었다. 최근 3분기 실적 시즌(10월 초 ~11월 중순)만 보더라도 반도체 업종의 내년 순이익 추정치는 30% 하향 조정됐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조정폭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역시 내년 코스피의 순이익 전망치를 154조900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6월 전망 때보다 13.3% 감소한 수치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전망이 여전히 하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스피 이익수정비율은 -6.73%로 3분기 실적 시즌 초입이었던 10월 초 -3.02%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은 12개월 선행 상향 추정수에서 12개월 선행 하향 추정수를 뺀 값을 12개월 선행 전체 추정수로 나눈 값이다.
전문가들은 '시클리컬(경기 민감)' 산업인 경기 관련 소비재, 산업재, 소재의 순이익 추청치 하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업종들은 국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이익 중 상당 부분(3년 평균 28%)을 차지하기에 감익이 진행된다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시클리컬 업종의 이익 조정이 끝나면 국내 기업들의 감익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해당 시클리컬 업종들의 올해 4분기 실적과 이익 추정치 변경을 확인하기 전까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현재 시클리컬(에너지, 화학, 비철·목재, 철강, 건설, 기계, 조선, 운송) 업종 이익수정비율이 -0.5%로 10월 초 0.4% 대비 소폭 하락에 그친 것으로 판단했다.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 -2.8%로 10월 초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고강도 긴축 사이클이 이어져 경기 둔화 압력이 강해지고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서 "경기 둔화 국면임을 감안할 때 시클리컬 업종의 이익수정비율이 더 하락할 수밖에 없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경기 경착륙·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실적 우려가 시클리컬 업종에 본격 반영돼 이익수정비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코스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이익 전망치 하락 때 가격(주가)이 내려가야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에 코스피 하방 압력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익 하향 조정 탓에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자릿수 이상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달리 코스피 이익은 올해와 내년 전년 대비 감익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실적 둔화가 전체 실적 모멘텀 둔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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