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닭가슴살…교촌, 재고처리 `골머리`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교촌치킨의 재고가 1년전보다 4배나 급증했습니다.

도계 가공업체로부터 닭을 사오는 과정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할 수 밖에 없는 물량이 최근 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떠안은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 입니다.

이 회사 재고자산 상품 항목은 2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억 원) 보다 4배나 불었습니다.

최근 3년간 분기별로 비교해봐도 올해 3분기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재고자산 증가로 매출이 뛰었다면 많이 팔릴 것에 대비해 회사가 재고를 쌓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문제는 매출도 제자리 걸음이라는 겁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886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보다 겨우 2%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는 경기 불황 탓이 큽니다.

닭가슴살 주 소비처이던 외식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면서 닭을 해체해 팔던 도계업체들은 닭가슴살 처리에 곤란을 겪었고,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다리나 날개만 따로 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촌은 부분육 메뉴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 : (도계업체는) 수율이 안맞다보니 닭 해체를 못하는 거예요. 저희는 가맹점에 부분육을 납품해야 하잖아요. 안 나가는 닭가슴살을 사줄테니까 우리한테 부분육을 달라는 거죠.]

교촌치킨이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한 닭가슴살은 소시지나 볶음밥 등 가정 간편식 사업 재료로 쓰일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정 간편식 사업 비중이 작아 재고를 모두 털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년 전 시작한 가정간편식이 속한 신사업군 매출은 이제 갓 100억 원을 넘겼지만, 이 정도로는 급격히 불어난 재고를 모두 처리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