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생일날 날아든 檢 소환 통보…野 "28일 출석 불응" 격앙
예산안 협상 정국에서 날아온 소환 통보…"정치를 말살하자는 것"
사전조율 없는 통보방식 등도 반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검찰이 22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이재명 대표에 소환을 통보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일방적인 소환통보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판 입장을 내놓는 등 격앙된 반응이다. 예산안 협상 기간 중 돌발 악재가 나옴에 따라 여야 간 대치 가능성 역시 커졌다. 이 대표가 추후 출석 여부에 응할지 등도 관심사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소환을 통보받은 것과 관련해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현장 발언을 통해 "검찰이 저를 소환하겠다고 어제 갑자기 연락이 왔다"며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쓸 때인가"라며 "대장동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이 났던 FC 광고한 것 두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십수 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십수 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며 "공직에 있는 동안, 아니 그 이전 시민운동 하는 동안에도 수없이 검찰과 경찰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검찰 소환 조사 통보에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산안도 결국 대통령의 고집에 의해 오기에 의해 막혀있는데 이제 제1야당 당 대표자를 더구나,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에 대해 이렇게 소환 통보한 것은 오로지 민생이나 국정 정상적 운영 관심 없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습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성남FC 광고비 사건’으로 이 대표를 소환조사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해 "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수사하고 지난해에 불송치로 결론을 냈던 사건"이라며 "검찰이 경찰의 팔을 비틀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냈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슨 근거로 이재명 대표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냐"며 "이 대표가 10원 한 장이라도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은 게 있나"라고 반박했다.
野, 검찰 소환 시점과 방식 두고서도 반발
검찰이 소환조사 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있었지만, 야당은 그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시점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지금은 내년도 예산안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라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예산안은 지금 내년 예산안을 두고 정치권은 칼날 위에 선 것처럼 대치 중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예산안에 삭감 예산만을 반영한 수정 예산안을 준비한 상태다. 다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담은 의장 중재안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여야는 예산안을 처리 못 한 상황이다. 이 대표 소환 통보로 민주당의 격앙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예산안 협상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환 통보 방식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소환 통보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통보한 게 어제저녁이다.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중대 사안인데 사전 조율 한번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일선 당직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팩스 한 장 '찍' 보낸 게 전부"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녁 6시가 다 돼가는 시점에 의원실과 당 대표자 비서실로 전화가 와 소환 통보를 하겠다고 전화상으로 이야기했고, 오늘 9시 무렵 팩스 한 장이 왔다"며 "보냈다는 이야기도 없어 팩스를 발견한 것이 오전 11시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간에서는 소환 통보 팩스가 온 이날이 주민등록상으로 이 대표의 생일이라는 점이 화제가 됐다. 현재 이 대표의 공식 프로필 등을 보면 1964년 12월 22일 생으로 되어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생일로 삼아왔던 날은 1963년 10월 23일(음력)로, 실제 생일은 아니다. 다만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 대표 생일날, 소환 통보가 날아온 것이다. 참고로 이 대표는 어렸을 적 가난한 환경 등으로 인해 이 대표 생일을 어머니가 잊어버려 점쟁이를 통해 생일을 정했다고 지난 대선 기간 밝힌 적이 있다. 생일로 삼아 왔던 10월 23일(음력)도 실제 생일인지는 알 수 없다.
민주 "일방적 통보 몰상식…28일 불응"
민주당은 검찰이 사전 협의 없이 소환을 통보한 만큼 이달 28일에는 불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내 반이재명계의 사퇴 요구가 계속된 가운데 이 대표의 의중도 중요한 만큼 당내 논의를 거쳐 서면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안호영 수석부대변인은 "일방적으로 온 통보인 28일은 응할 수 없다"면서도 "광주(국민 속으로) 일정과 최고위 회의가 있어 내부 논의가 선행돼야 하며, 서면 조사에 응할지 여부나 조사일 정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도 "이 대표 일정 마치고 당직자 간 상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월 6일에도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공표 혐의로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았지만 서면 진술 답변을 제출한 뒤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등 논의 등을 거쳐 방향을 정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다만 이번 출석요구의 경우 앞서와 사정이 달라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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