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 마이크론 ‘어닝 미스’ [3분 미국주식]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분기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당장 파악된 실적보다 걱정되는 건 내년에도 반전을 기대할 수 없는 반도체 수익성 악화다. 마이크론은 내년 전체 직원의 10%가량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의 업황 불황에도 의류 브랜드 나이키, 물류 운송 기업 페덱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미국의 탄탄한 소비력을 확인한 뉴욕 증권시장은 22일(한국시간) 상승 마감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나스닥 본장을 마감한 뒤 애프터마켓에서 202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40억9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희석 일반회계기준(GAAP) -0.18달러, 희석 비GAAP에서 –0.04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말한다.
마이크론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76억9000만 달러, 직전 분기에 66억4000만 달러였다. 매출은 1년 사이에 46.8%나 감소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41억1000만 달러에도 이르지 못했다. EPS의 경우 –0.01달러인 전망치를 상회했다. 손실도 예상보다 컸다는 얘기다.
더 암울한 건 다음 분기다. 마이크론은 2023회계연도 2분기에 매출을 38억 달러, EPS를 –0.62달러로 각각 예상했다.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 매출은 37억5000만 달러, EPS는 –0.3달러였다. 매출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지만, 손실은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마이크론은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이크론의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나스닥 본장에서 1.01%(0.51달러) 오른 51.19달러에 마감한 뒤 분기 실적을 확인한 시간 외 매매에서 50.5달러로 1.35%(0.69달러) 밀렸다.
그나마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나선 구조조정 계획이 낙폭을 줄였다. 마이크론은 내년 직원의 10% 감원할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마이크론의 지난 9월 기준 전체 직원 수는 4만8000명이다.
한국의 코스피 개장을 앞두고 마감되는 나스닥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D램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인 탓이다. 마이크론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반도체 시장의 ‘한파’가 마이크론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지만, 이날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9%(1100원) 상승한 5만9100원, SK하이닉스는 1.54%(1200원) 반등한 7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이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18%(12.57달러) 급등한 115.78달러에 마감됐다. 전날 본장을 끝내고 이어진 시간 외 매매에서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한 2023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나이키의 분기 매출은 133억2000만 달러, 순이익은 13억3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85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 매출을 125억7000만 달러, EPS를 0.64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모든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았다.
나이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시장에서 필수소비재에 대해 꺾이지 않은 수요로 인식됐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의 반등을 견인한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26.74포인트(1.60%) 오른 3만3376.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82포인트(1.49%) 상승한 3878.44, 나스닥지수는 162.26포인트(1.54%) 도약한 1만709.37에 마감됐다.
페덱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43%(5.64달러) 오른 169.99달러에 마감됐다. 이어진 애프터마켓에서 170달러를 뚫고 올라갔다. 분기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매출은 전망치보다 미흡했지만, 이익은 상회했고 비용 절감 계획도 발표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페덱스의 분기 매출은 228억 달러로,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제시된 전망치 237억4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하지만 EPS에서 3.18달러로 전망치인 2.82달러를 웃돌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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