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만에 완판…루이뷔통도 눈독 들인 '착한 다이아' 정체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All is not gold that glitters).’
요즘엔 금이 아니라 다이아몬드에도 해당하는 말이 됐다. 채굴 다이아몬드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실험실에서 자란, ‘랩그로운(lab-grown) 다이아몬드’(랩 다이아몬드)가 주목 받고 있다. 채굴 과정의 비인도적인 노동 환경은 물론, 탄소 배출량을 줄인 ‘착한’ 다이아몬드로,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에게 특히 인기다.
3분 만에 100개 완판…‘착한 다이아’ 잘 나가네
SSG닷컴은 랩 다이아몬드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한다고 22일 밝혔다. ‘세그먼트에이’ ‘존폴쥬얼리’ ‘디네치’ 등 3개 브랜드의 350여 개 상품을 선보인다. 랩 다이아몬드를 전문관 형태로 만든 것은 이커머스 유통 업계에선 최초다.
SSG닷컴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해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도 매력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SSG 브랜드관에서 취급하는 존폴쥬얼리의 1캐럿 랩 다이아몬드는 350만원으로, 같은 브랜드 1캐럿 천연 다이아몬드 1170만원보다 800만원 이상(약 70%) 저렴하다.
이랜드그룹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지난달 24일 ‘랩그로운 로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100개 한정으로 출시, 3분 만에 완판시켰다. 0.1캐럿 제품으로 가격은 49만9000원에 달했지만, 판매 개시와 동시에 1000여 명이 몰리며 모두 소진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2020년 하반기 시작한 로이드 랩 다이아몬드 라인은 누적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매해 30%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재배한 다이아몬드
랩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광학적·물리적·화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다만 자연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고온 고압을 받아 생산되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실험실에서 약 6~10주간 재배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다이아몬드 씨앗을 기계에 넣고, 고온 고압의 에너지를 주입해 키워내는 ‘양식’ 다이아몬드다.
합리적인 가격이 일차적 인기 요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랩 다이아몬드가 ‘윤리적’이라는 점이다. 일명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로 불릴 정도로 비인도적 노동 환경 없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그야말로 ‘순수한’ 다이아몬드여서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반에 따르면 랩 다이아몬드는 채굴 다이아몬드보다 환경에 7배 적은 영향을 미친다. 1캐럿당 약 500L의 물을 소비하고 수백만t의 토양을 오염시키는 채굴 다이아몬드에 비해 랩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L의 물만 소비한다.
루이뷔통이 투자하면서 몸값 높아져
해외에선 2010년대 중반부터 랩 다이아몬드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메건 마클이 착용해 유명해진 영국 브랜드 ‘키마이’를 비롯해 샤넬의 투자를 받은 프랑스 브랜드 ‘꾸르베’, 일본 브랜드 ‘테라’ ‘프라이말’ 등이다.
랩 다이아몬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가짜’ 취급하던 럭셔리 업체의 입장 변화도 눈에 띈다. 세계 최대 천연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는 지난 2018년 랩 다이아몬드 브랜드 ‘라이트 박스’ 출시했고,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도 지난해 랩 다이아몬드 전용 라인 ‘브릴리언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럭셔리 기업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는 지난 7월 이스라엘의 랩 다이아몬드 스타트업 회사 ‘루식스’에 투자했으며, LVMH 산하 시계 브랜드 태그 호이어는 올해 초 랩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까레라 플라즈마’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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