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큰 관심"…원조 받던 한국, 네팔로 젖소 42마리 보냈다
22일 한국 젖소 70년만에 첫 네팔 송출 성사
총 101마리 중 1차분 42마리 '성탄절 선물'
정황근 농림부장관 "대통령, ODA 큰 관심
젖소 송출 사례, 대통령에 곧 보고 추진"
농협중앙회장 "선진 낙농기술 적극 전수"
원조를 받아 세계 5위 낙농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이 네팔에 기부하는 젖소 101마리 중 1차분 42마리가 22일 전세기 편으로 카트만두로 떠났다. 1952년부터 미국 비영리 자선단체 헤퍼인터내셔널이 기부한 젖소 897마리 중 일부는 항공편으로 태평양을 건너왔는데 원조받던 한국이 70년 만에 젖소를 처음 해외로 송출한 것이다. (흑백사진)
1차분 젖소 42마리는 네팔 도착 이후 검역을 거쳐 오는 25일 성탄절에 카트만두 동남쪽 신둘리 지역의 낙농가에 2마리씩 전달될 예정이다. 국경과 종교를 초월해 뜻깊은 기부와 보은의 릴레이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날 이혜원 헤퍼코리아 대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이재복 1973년 헤퍼 젖소 수혜자 겸 네팔 기부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케이피 시토올라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송했다.
정황근 장관은 이날 환송 행사에 참석해 "살아 있는 젖소를 해외로 송출하는 일은 처음이라 어려운데 잘 성사돼 기쁘다"며 "애지중지 키운 젖소를 기부한 낙농가들과 축협 조합장들, 그리고 기부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박정희 대통령은 천안 성환 종축장(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 매년 방문해 '우리 어린이들이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낙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독려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ODA(공적개발원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서 조만간 헤퍼코리아 사례를 특별히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방문 중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글로벌펀드 기여금'으로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틍큰 약속을 했다. 당시 기부 약속보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MBC가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정부는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2023년도 정부예산안에 '글로벌 보건 기여사업'이란 명목으로 5000만달러를 편성했고, 향후 2년간 나머지 5000만달러가 반영될 것이라고 한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원조받던 나라가 세계 5위 우유 생산국으로 도약해 이제 젖소를 해외에 원조하는 나라가 됐다"며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국인 한국은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수한 한국 젖소 유전자원을 수출하고 선진 낙농 기술을 전수해 세계 낙농업 발전을 위해 계속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국제공항=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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