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안 보인다" 비명…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 8억 떨어졌다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20년 넘게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이모 대표는 “집값이 더 빠질 것이란 기대 때문인지 매수세가 끊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의 중개업소 인근 ‘꿈의숲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84㎡는 이달 중순 8억7000만원(20층)에 팔렸다. 지난 10월 거래가격(9억4000만원)보다 7000만원 하락했고, 지난해 8월 최고가(13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5억원 가까이 내린 금액이다.
금리 인상 기조와 거래 절벽 속에 집값이 속절없이 내리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73% 하락했다. 2012년 5월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으로, 8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 기록을 경신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급매 물건만 간헐적으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91% 내린 가운데 서울도 전주 ‘0.65% 하락’에서 ‘0.72% 하락’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30주 연속 하락세로, 7주 연속 최대 하락 폭을 갈아치웠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1.34%)와 도봉구(-1.26%), 성북구(-1.03%), 강북구(-0.96%), 동대문구(-0.93%)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 3구에선 송파구가 0.75% 내렸고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44%, 0.27% 하락했다. 개별 단지를 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가 이달 초 24억1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32억원)보다 8억원 가까이 내렸다. 지난해 10월 15억3000만원에 팔린 동대문구 답십리동 힐스테이트청계 전용 84㎡는 최근 11억원(18층)에 계약됐다.
경기도(-0.96%)와 인천(-1.12%) 역시 전주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지만, 집값 내림세는 더 가팔라지는 형국이다. 양주시(-1.92%)와 의정부시(-1.76%), 성남 수정구(-1.44%), 광명시(-1.4%) 등이 1% 넘게 급락했다. 세종시(-1.52%)를 비롯한 지방 아파트값은 0.55% 떨어졌다.
전세 시장 침체도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전세 물량만 계속 쌓이고, 전셋값은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9% 내렸고,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21%, 0.61% 하락했다. 지난주 1.08% 떨어졌던 서울은 이번 주 1.13% 내렸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서둘러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내년 초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남아 있는 규제지역 일부를 추가로 해제하고, 규제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할 예정이다. 8~12%인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세율도 절반(4~6%)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녹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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