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데드라인 10분 남기고 연정 수립 알려…“역대급 극우”

임주리 2022. 12. 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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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73)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밤 연립 정부 구성을 마치고 이를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공식 통보했다. 지난달 1일 총선 이후 50일 만에 나온 발표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정부"(CNN)라는 평가와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자정으로 정해진 데드라인을 10분가량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지난 선거에서의 엄청난 지지 덕분에 연립 정부를 세울 수 있었다"고 알렸다. 각료 자리를 두고 정당 간 씨름이 길어지자 일단 연정 구성에만 합의한 것으로, 곧 각료 지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의 새 내각 취임식은 내년 1월 2일로 잡혀 있다.

원내 제1당인 리쿠드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게 된 정당은 '독실한 시오니즘'('유대인의 힘'과 '노암'의 연합),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 토라유대주의연합(UTJ)으로 모두 극우 성향이다.

지난해 6월 부패 혐의로 실각했던 ‘15년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재임 1996~99년, 2009~2021년)는 그간 정치적으로 거리를 뒀던 독실한 시오니즘과 손을 잡아 지난달 총선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안보 이슈가 부상하고 있는 점을 노린 정치적 타협의 결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의석 총 120석 가운데 그가 이끄는 우파 정당 연합이 64석을 차지했다.


'킹메이커' 벤구비르 등 극우 인사 포진할 듯


이타마르 벤그비르. 로이터=연합뉴스
극우 인사가 포진할 것으로 보이는 네타냐후의 연립 정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이는 이타마르 벤그비르다. '유대인의 힘' 대표로 독실한 시오니즘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그는 총선에서 킹메이커 노릇을 하며 주류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인종차별 선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논란에도 국가안보장관 자리에 내정됐다.

재무장관에 지명된 독실한 시오니즘 대표 베잘렐 스모트리히 역시 현재 팔레스타인 행정구역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 인사다. 또 노암을 이끄는 아비 마오즈에게는 새로 만든 '유대 정체성' 담당국 차관 자리와 교육 담당 장관직을 주기로 했다. 모두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반대하고 아랍계 주민에게 시민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다.


팔레스타인, 아랍국과 갈등 우려...美 바이든 정부와 마찰 예상도


지난 20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충돌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에 극우 강경파 연립 정부가 구성되면서 팔레스타인, 주변 아랍국들과 갈등이 다시 커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유대인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요직을 차지하며 팔레스타인은 두려움에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와의 마찰도 예상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네타냐후가 인종차별적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반민주적 행동을 한다면 미국이 계속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 없다"며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의 그런 행동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네타냐후는 최근 "정책 수립의 중심은 리쿠드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굵직한 사안에서 리쿠드와 다른 극우 정당들의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아랍인에 대한 폭력적 행태가 더욱 심화할 것"(가디언)이란 관측이 많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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