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열풍 꺾이나"…중고용품 한 달새 4만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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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유진(33·여)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골프클럽 풀세트를 급매로 올렸다.
22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골프클럽'을 키워드로 10만여개가 거래 목록에 올라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새 골프 관련 용품 4만2000여개가 쏟아졌고, 3개월 사이 12만3000여 개가 중고로 거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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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고비용·수요 둔화 요인으로 골프 인구 이탈 분석
부산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유진(33·여)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골프클럽 풀세트를 급매로 올렸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골프를 그만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2년 전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을 빌려 서울의 한 아파트를 구매했다. 현재 이자로만 매달 10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한 번 나갈 때마다 30만~40만원씩 드는 라운드 비용까지 합치면 한 달에 150만원 가까이 소요된다. 이씨는 "일반 직장인 월급으로 이 시기에 취미로 골프까지 즐기기에는 생활 유지가 도저히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몇 번 사용하지 않아 상태가 최상급인 클럽을 인터넷 판매가 대비 훨씬 저렴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코로나19 이후 입문자가 급증했던 골프 열기가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와 적지 않은 이용 요금, 수요 둔화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골프클럽’을 키워드로 10만여개가 거래 목록에 올라있다. 골프 의류는 여성 제품이 4만5000여 개, 남성 제품이 약 3만개에 달한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새 골프 관련 용품 4만2000여개가 쏟아졌고, 3개월 사이 12만3000여 개가 중고로 거래됐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1월까지 골프 관련 키워드로 중고용품을 거래한 비중이 전년 대비 90% 늘었지만, 신장률이 이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볼 때 관련 시장이 침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골프 인기가 치솟던 지난해에는 중고용품 거래가 전년 대비 196% 성장했었다. 특히 25세 이하 골프 입문자들의 거래 참여율이 760% 증가해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았다.
중고시장에서 용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업황이 좋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데, 활발했던 골프 시장이 물가 상승의 여파로 성장세가 꺾였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라운드 비용으로만 1인당 평균 30만원 이상씩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 종목이어서 골프를 대중화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백화점 골프용품과 의류 관련 매출 추이에서도 지난해와 다른 시장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골프 관련 매출 신장률은 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8%로 지난해 65.5%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도 전년 대비 37.2% 증가했는데 지난해 신장률 56.3%와 비교해 감소했다.
다만 용품 판매가 주춤한 것을 골프 열풍이 식었다는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기준 골프 브랜드 60여 개를 운영하며 골퍼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020년과 비교해 입점 브랜드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판교점에서는 골프 브랜드 27개가 입점한 골프 전문관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포어·PXG·말본골프 등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는 여전히 높은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골프 브랜드에 따라 수요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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