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빛낸 올해의 CEO 50人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2. 12. 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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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혁신 이끈 정의선 회장 1위
최태원·한종희·구광모·김동관 ‘톱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2022년 올해의 CEO’에서 종합 1위에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종합 1위뿐 아니라 경제 발전 기여 부문에서도 선두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20년 ‘올해의 CEO’ 3위였지만 지난해 2위로 오른 데 이어 결국 1위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을 맡은 뒤 2년여간 현대차그룹 도약을 이끌어왔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품질 경쟁력을 높인 덕분에 국내, 해외 실적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실적도 같은 기간 14% 늘어난 102만5008대에 달했다. 기아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5% 늘어난 23조162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친환경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점이 돋보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기아는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20만984대를 기록해 20만대 고지를 넘었다. 2014년 쏘울 EV를 선보이며 처음 유럽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지 8년 만이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이 23만7631대에 달해 양 사의 유럽 내 전기차 합산 연간 판매량은 올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위는 SK그룹을 이끌어온 최태원 회장에게 돌아갔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이 고루 성장하면서 그룹 성장세를 이끌었다. SK그룹은 자산총액이 291조9690억원에 달해 현대차그룹(257조8450억원)을 제치고 재계 2위로 올라섰다. SK그룹이 재계 순위에서 현대차를 앞지른 것은 18년 만이다.

3위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랐다.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TV 개발 부서에서만 30년가량 근무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삼성전자 TV 15년 연속 세계 1위 신화를 쓴 주역으로 유명하다. LCD부터 LED에 이르기까지 지난 30년여간 삼성에서 내놓은 거의 모든 TV가 한 부회장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을 맡아온 한 부회장은 새해에도 VD(영상디스플레이), DA(생활가전)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4위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매경이코노미 선정 ‘올해의 CEO’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8년 6월 LG그룹 수장을 맡은 뒤 4년여간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그룹 혁신을 이끌어왔다. 휴대폰 사업처럼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자동차 전장 등 성장성 높은 미래 사업에 전력을 쏟으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끌어왔다. LG전자, 에너지솔루션, 이노텍 등 주력 계열사마다 실적이 날개를 달면서 LG그룹 전성기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5위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그는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뒤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19년 말 한화솔루션 부사장으로 올라선 뒤 태양광부문 마케팅 최고책임자로서 영업적자를 흑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 올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뿐 아니라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도 겸임한다. 한화그룹 3대 주력 사업인 우주항공·방산, 에너지·소재, 금융 중 2개 부문을 직접 이끌게 됐다.

6위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차지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대표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6482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219억원으로 1~3분기 누적 9700억원을 달성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한 LG그룹 대표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7위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의 CEO’ 사회 책임 경영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8~10위에 선정됐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아들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최근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전문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HD현대 수장을 맡은 그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세계 1위 십빌더(Shipbuilder·조선사)에서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미래 개척자)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 들어서는 글로벌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조선소,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등에 힘쓰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올해의 CEO, 어떻게 선정했나

▷실적·재무 순위 기반…전문가 212명 설문 평가

매경이코노미는 자체 개발한 평가 모델을 사용해 매년 말 ‘올해의 CEO’를 선정한다. 2005년을 시작으로 올해 18회를 맞았다. 재무제표로 평가한 재무 순위와 각계 전문가 설문 투표로 뽑은 비재무 부문 순위를 합산해 종합 순위를 결정한다.

먼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주당순이익(EPS), 시가총액 등 5가지 지표를 분석했다. 평가 기준은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근거로 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와 올 3분기 기준으로 1년간 매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비교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올 1~9월 기록한 연간 시총의 일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주당순이익은 올 1~3분기 누적 순이익을 9월 30일 기준 주식 수로 나눠서 비교했다. 이렇게 각각 5가지 지표 순위를 매긴 후 이를 더해 합산한 수치가 가장 낮은 순으로 최종 재무 순위를 결정했다.

비재무 부문 평가는 재무 부문 평가를 바탕으로 선정된 상위 100명 CEO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기업금융 담당 임직원과 지점장, 경제연구소 연구원, 교수와 컨설턴트 등 재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비재무 부문 평가 항목은 경제 발전 기여, 사회 책임 경영, 혁신 경영 등 3가지다. 설문 대상자에게 분야별 기여도가 높은 CEO 5명을 우선순위 없이 선정하게 했다. 재무 순위와 설문조사 결과를 합산해 종합 순위를 결정했다. 부문별로 득표 순위만 반영했고 총 득표 수에 대한 가중치는 두지 않았다.

설문 응답자는 총 212명이다. 은행 82명, 증권사 111명, 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 교수와 컨설턴트 11명 등이다. 취임한 지 3개월이 안 된 CEO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금융권 CEO는 제외된다. 금융 CEO는 2023년 상반기에 따로 평가한 후 선정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9호·송년호 (2022.12.21~2022.1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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