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모든 나라가 헤어질 결심 중…쪼개진 시장, 맞춤형으로 다가가야”

황인호 2022. 12.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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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며 "위기를 견디는 체력을 비축하고 그에 대한 경험과 대책을 마련하는 해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각 나라가 정책을 정할 때 보면 경제부터 정치, 안보, 국방 이 모든 걸 패키지로 넣는다. 우리도 그럴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시장이 변했으니 맞춤 정책이 뭐가 돼야 하는지, 변한 시장을 어떻게 맞춤으로 들어가야 할지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거기 맞는 정책을 준다면 기업하는 사람들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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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며 “위기를 견디는 체력을 비축하고 그에 대한 경험과 대책을 마련하는 해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형태로 돌아왔지만, 새로운 복병들이 가득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복병 중 하나로 공급망 붕괴 및 재편을 들며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쪼개지는 시장에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에 쪼개진 시장…맞춤형 접점 찾아야
최 회장은 영화 ‘헤어질 결심’을 언급하며 “(올해) 거의 모든 나라가 누군가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 과거에 없던 변화로 하나였던 글로벌 시장이 이젠 작게 쪼개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당연히 그 안에서 내 시장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그게 보호무역주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것들이 다시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게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용절감이 아닌 위험절연 기조로 재편되는 공급망 환경 속에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쪼개졌다는 건 시장 사이즈가 줄었다는 의미다. 어딘가에서 회복하지 못하면 성장은 어렵다”며 “획일적으로 제품을 잘 만들어서 싸게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그동안 보지 않았던 작은 시장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주(駐)유엔대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프리 델로렌티스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 제레미아스 파비아노 시토에 주유엔 모잠비크 차석대사, 최 회장, 스탠리 카쿠보 잠비아 외교협력부 장관, 촐라 밀람보 주유엔 잠비아 대사, 김지윤 바이올리니스트, 브렛 밀러 주유엔 이스라엘 차석대사.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 회장은 현재 한국 기업들이 힘을 쏟고 있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도 작은 시장 개척 측면에서 또 하나의 훌륭한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로 전 세계 많은 국가와 접촉해 접점(관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업 한 몸 돼야…박자 안 맞으면 불협화음
최 회장은 내년 역시 어렵다는 전망이 많지만, 한국 기업의 민첩성이라면 이러한 위기와 변화 속에서도 빠른 속도로 적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내부에서 통일성을 갖고 한 몸이 돼 움직이면 유연하게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고 박자가 안 맞으면 자꾸 불협화음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 제일 좋아하는 건 우리의 경쟁자”라며 조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민관합동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엔 정부에 시장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을 중점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각 나라가 정책을 정할 때 보면 경제부터 정치, 안보, 국방 이 모든 걸 패키지로 넣는다. 우리도 그럴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시장이 변했으니 맞춤 정책이 뭐가 돼야 하는지, 변한 시장을 어떻게 맞춤으로 들어가야 할지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거기 맞는 정책을 준다면 기업하는 사람들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관련 질문도 나왔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기억을 갖고 약 30년 전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창업이라는 도전을 했을 것 같다”며 “홀랑 말아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도전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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