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 카카오톡
최근 도입된 ‘공감 스티커’를 두고도 말이 많다. 공감 스티커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일종의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기능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처럼 좋아요 개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프로필에 누적된 ‘좋아요’ 개수가 인간관계 평가 지표로 쓰일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무엇보다 학생의 경우 이번 업데이트가 특정 개인을 ‘아싸(아웃사이더)’로 낙인찍는 괴롭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개인 선택에 따라 공감 스티커 기능을 적용할 수 있고,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어 이용자 부담이 적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 등 미성년자는 또래 집단과의 교류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과연 가능할까 싶다. 해당 기능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동질감, 심리적 단합’과 멀어질 수 있어서다. 결국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8월 공감 스티커 계획을 내놨을 때부터 제기됐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강행했다. 공감 스티커를 시작으로 ‘카카오톡의 SNS화 전략’이 시작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프로필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카카오톡 1회 평균 이용 시간은 13분이다. 인스타그램(18.2분), 틱톡(32.8분) 등 SNS 대비 체류 시간이 짧다. 이용자 체류 시간은 배너 광고 등 수익과 직결된다. 광고 사업 강화를 외친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의 SNS화는 불가피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용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최근 ‘이프 카카오’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관련 “본질을 놓쳤다”고 고백했다. 카카오톡의 SNS화도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9호·송년호 (2022.12.21~2022.1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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