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년 대공세 펼치나…푸틴 "군사비 지출제한 없다, 뭐든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열린 국방부 지휘부와의 확대회의에서 군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비용에 대한 제한 없이 군이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9월 시작된 부분 동원령 이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 동원된 부대에 대한 전투 장비와 물자 지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차세대 미사일의 실전 배치 계획도 직접 알렸다. 그는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이 내년 1월 러시아 해군에 배치되고,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도 조만간 실전 배치에 나선다”며 “러시아는 핵전력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향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탄-2’로 불리는 차세대 ICBM RS-28 사르마트는 10개 이상의 핵탄두를 싣고 최대 1만8000㎞의 거리를 마하 20.7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사르마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모든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사거리 1000㎞, 순항 속도 마하 8에 달하는 지르콘도 탐지와 방어가 어려운 무기로 알려졌다.
군 증원 계획도 논의됐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특별군사작전은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직업군인 69만5000명을 포함한 전체 병력을 150만 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러시아군은 약 101만 명 수준이다. 앞서 지난 8월 대통령령을 통해 내년 1월부터 115만 명으로 늘릴 예정이었다. 이날 쇼이구 장관의 발언은 이보다 더 큰 규모로 증원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의무 징병 대상자의 연령을 현 18~27세에서 21~30세로 할 것을 제안했다.
오는 24일 개전 10개월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격화하는 양상이다. 격전지로 떠오른 동부 바흐무트에선 불과 1㎞ 남짓 거리에서 1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참호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프랑스24 등 외신은 전했다.
미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은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이 내년 초 러시아군의 공세가 재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지난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새해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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