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송중기처럼 30년전 돌아간다면? 최태원의 두글자 답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법인세를 깎아도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굳이 해줄 필요가 있는 것인가”라며 ‘산업별 맞춤형 법인세’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법인세 인하 논쟁에 관해 “무차별적으로 인하하는 게 과연 좋은 걸까 싶다. 대한민국이 어떤 산업을 키워야 경제 발전과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따른 맞춤형 형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을 예로 들며 “우리가 반도체를 전략 산업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경쟁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큰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우리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와 관련한 중요한 철학이자 국정과제”라고 덧붙였다.
최근 극심해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붕괴에 관해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비유했다. 최 회장은 “이미 모든 나라는 누군가와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며 “하나였던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다 보니 내 것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됐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런 형태의 시장 변화는 과거에 없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대단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우리에게 꽤 어려운 형태의 변화”라며 “해법 중 하나는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가 결국 새 시장 개척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 많은 나라를 접촉하며 결국 그 시장을 우리가 개척해 끌고 올 수 있는 하나의 접점이 되고 있다”며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이 어떤 위상을 글로벌 사회에 보여줄지 척도의 기준으로 엑스포가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더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최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웬만한 다른 나라 기업보다 민첩성이 있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내부인데 한 몸이 돼서 유연하게 대처를 하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다 죽는다 했지만 결국 체질 개선이 많이 됐다”며 “지금도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펼치고 기업이 발맞춘다면 훨씬 더 세진 체질 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불어닥칠 고용 한파에 관해서 최 회장은 “고용 콘셉트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직업과 형태를 만들어 고용을 계속 창출하라고 하는 건 문제”라며 “획일화한 고용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유연성을 갖춰야 고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 같은 노사 갈등도 결국 고용이 유연해지면 함께 해결될 거라고 주장했다.
최근 인기를 끄는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최 회장은 “창업”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있던 걸 받은 형태가 되다 보니 해보려고 하던 게 잘 안되는 것도 있었다”며 “과거로 돌아가면 ‘나는 내 것을 그냥 하겠다’며 도전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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