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나홀로 질주…삼성·LG 수익성 악화에 비명

박형수 2022. 12. 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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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부족현상 다소 해소
현대차 계열 주요 상장사 영업익 50%↑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도 바이오·2차전지 부문 이익 증가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만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의 매출은 모두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악재를 피해가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 8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단순 합산액은 6조88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3%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 추정치는 96조9832억원으로 2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다소 나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다른 계열사도 동반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물론이고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제철 등 8개 계열사 매출도 모두 늘었다. 다만 원재료 가격 상승에 민감한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58%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부진에 현대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엇갈렸다. 매출은 11.0%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3.9% 줄어들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 등 11개사다. 이들의 단순 합산 4분기 매출은 107조6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다만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이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10조1328억원으로 32.6%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I 등 삼성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바이오와 2차전지 관련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꾸준한 증설 투자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1, 2, 3공장을 100% 가동하는 가운데 고객사에 비용을 전가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갖췄다"며 "매 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대 상장사 가운데 SK그룹 계열 9개사의 4분기 합산 매출은 71조2958억원으로 21.3%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합계 전망치는 57.0% 감소했다. 적자 전환한 SK하이닉스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03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266억원) 대비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SK바이오팜 4분기 매출액은 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했다. SK그룹뿐만 아니라 4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매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LG그룹 계열사의 실적도 다른 그룹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00대 상장사에 든 계열사의 합산 추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8%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늘었지만 LG디스플레이가 적자전환하고 LG전자·LG생활건강 등의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주요 기업 비용절감 안감힘…재무 리스 점검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4대 그룹 계열사는 총 36개사다. 매출액이 늘어난 상장사는 28개사고, 영업이익이 늘어난 상장사는 24개사다. 4대 그룹 계열사도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 원자재 가격과 금리 인상 여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장의 복도 전등 절반을 꺼놓을 정도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있다. 내년 사업 구상을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의 화두 역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극복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재무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연말 인사에서 재무 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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