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국정과제 실현의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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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엔 더 적극적으로, 더 아주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뛰자." 윤석열 대통령의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메시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내년 3월이다.
대통령실이 여당 대표 경선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내년 3월은 윤 대통령 당선 1주년, 5월은 취임 1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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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룰 내분…정치력 발휘, 난국 돌파해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2023년엔 더 적극적으로, 더 아주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뛰자." 윤석열 대통령의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메시지다. 내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임기 초반을 국정 과제 실현의 골든타임으로 부르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국정 동력이 살아 있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다.
중요한 시기에 여당의 새로운 대표가 뽑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내년 3월이다. 임기 초·중반을 동행하게 될 여당 대표를 뽑는 정치 이벤트. 대통령실이 여당 대표 경선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궁합이 맞는 여당 대표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 일은 이미 벌어졌다. 여당은 전대를 앞두고 선거제도에 손을 댔다. 책임당원 100% 투표로 차기 당 대표를 뽑기로 했다. 결선 투표제도 도입한다. 내용만 놓고 보면 정당정치 원리에 부합한다. 그런데도 친윤(친윤석열) 대표 만들기라는 반응이 뒤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승민 배제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는 당권 주자다. 여론조사 배제는 친윤 후보에게 유리한 결정이다. 유승민 당 대표 시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룰 개정에 녹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의혹의 시선은 대통령실로 향하고 있다. 이른바 윤심(尹心)이 충만한 후보가 당 대표에 뽑힌다면 문제가 정리될까. 스타트 라인이 다른 100m 달리기를 예로 들어보자. 누군가 0m 출발선에서 100m 달리기를 준비할 때 친윤 후보들은 99m 지점에서 출발한다면….
국민은 정정당당한 승부로 보겠는가. 전대 룰 변경의 배경에 의문을 품지 않겠는가. 용산의 입김에 여당이 휘둘린다는 인식이 번지는 것도 문제다. 전대 룰 변경은 여당을 정치적인 어려움에 빠뜨리는 선택이라는 얘기다.
친윤 후보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이기는 게 당연한 게임만큼 부담스러운 승부도 없다. 만에 하나 친윤 후보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정치적인 후폭풍은 가늠하기도 어렵다.
유 전 의원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불리한 환경에서 완주를 선택하는 경우와 당권 레이스에서 내려오는 경우다. 완주를 선택하면 여당 전당대회는 친윤 대 비윤(비윤석열)의 사생결단 대결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당권 경쟁을 포기하고 관망의 자세로 지켜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파국을 피해 갈 수는 있지만 여권을 휘감고 있는 ‘혼돈의 난기류’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전대 룰 개정 시도는 단일대오로 힘을 모아야 할 여당을 분열의 늪으로 이미 인도해 버렸다. 날이 선 비판의 칼날이 연일 상대를 자극하고 있다.
전대가 열리는 내년 봄까지 헤게모니 싸움에 밤을 새울 생각인가. 내년 3월은 윤 대통령 당선 1주년, 5월은 취임 1주년이다. 국정 동력을 하나로 모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중요한 시기다.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해도 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국정 과제 실현의 골든타임을 그렇게 떠나보내면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류정민 이슈1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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