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칼럼]뉴스레터를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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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는 2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매달 한 권의 책을 추천하는 '세상의 모든 서재'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작가와 함께 각자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세상의 모든 문화'이다.
다른 하나의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는 내 주위의 여러 작가들이 자유롭게 활용하는 지면으로서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지켜내는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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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어느덧 나는 2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매달 한 권의 책을 추천하는 '세상의 모든 서재'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작가와 함께 각자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세상의 모든 문화'이다. 뉴스레터 구독자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어 합쳐서 3000~4000명 정도가 된다.
뉴스레터 자체가 주는 금전적 수익은 사실상 전무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일을 무척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우선 '세상의 모든 서재'에서 매달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일은 나에겐 최후의 진심을 남겨두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 많은 일이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만, 이 뉴스레터 만큼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영역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협찬이나 프로모션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오로지 내 마음에 우러나오는 추천을 이어가는 것이다. 내 인생의 여러 일들은 돈을 벌거나 다른 이익을 위해 하는 일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영역도 삶에 남겨두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오히려 내 삶을 더 지켜준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하나의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는 내 주위의 여러 작가들이 자유롭게 활용하는 지면으로서 운영하고 있다. 수익 창출보다는 글쓰기를 이어가고픈 열망 자체를 더 중시하여 여러 작가들과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뉴스레터다. 실제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작가들이 커피, 건축, 통역, 탱고, 법률, 심리학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매번 전하고 있다.
말하자면, 나에게 뉴스레터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지켜내는 방편이다. 다른 하나는 내 주위 사람들과 글 쓰는 연대를 이어가고자 하는 수단이다. 이 두 가지 일은 오로지 내가 자기 이익만을 중점에 두고 살아가는 일의 치유제 같은 것이 되어준다.
바야흐로 실용주의가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 돈 되는 일, 재테크, 계산 가능한 것, 경제적 자유 같은 주제만이 관심을 독식하는 시대다. 그러나 나는 삶이 그렇게 오로지 '계산되는 이익'으로만 가득 차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삶에는 계산 바깥의 영역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테면, 나는 주말의 어느 오후면 머릿속에서 '이익과 계산'이라는 걸 완전히 덜어낸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그냥 공원으로 달려 나간다. 하루를 그냥 탕진한다. 농담하고, 웃고, 뛰어놀면서 그렇게 이익과 계산 바깥에서 시간을 보낸다. 엄격한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게 주말을 낭비하는 건 손해에 가깝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손해 볼 때, 오히려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느낀다.
출퇴근하고 일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뉴스레터를 2개나 운영하는 것도 그런 마음의 영역을 조금 더 늘리고 싶어서다. 문학청년이었던 마음을 기억하며, 내가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책 딱 하나쯤은 솔직하게 추천할 기회를 지키고 싶다. 대단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쳐 글을 써나갈 수 있는 공간 하나쯤 이어가고 싶다.
물론, 이익 추구라는 걸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나도 인생에서의 자기 이익 추구라는 걸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삶에는 그런 이익 추구와 무관한 측면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는 그런 시간을 만들고 마음을 지켜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나에게 뉴스레터 하는 마음이란, 그런 삶의 진실과 이어져 있다.
정지우 문화평론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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