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이겨낸 이은형, 이영표 감독의 과감한 선택
[김상화 기자]
▲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FC개벤져스가 FC불나방을 꺾고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차기 시즌 출장 정지 위기에서 탈출했다. 21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 챌린지리그 경기에서 개벤져스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 0 (전·후반 1대 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개벤져스는 2승 1패로 불나방(골득실 +6)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중간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골득실 -2)
이날 패할 경우 자칫 챌린지리그 최하위 및 차기 시즌에 출전하지 못하는 페널티를 부여받을 뻔했던 개벤져스로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반면 불나방은 3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다음주 아나콘다(1승1패, 골득실 0)가 원더우먼(2패, 골득실 -4)에 7점 차로 이기지 않는 한 챌린지리그 1위 자격으로 다음 시즌 슈퍼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이를 감안하면 불나방의 1위는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한편 개벤져스는 2승을 거두긴 했지만 골득실 -2를 감안하면 만약 다음주 아나콘다가 원더우먼에 승리할 경우엔 골득실에서 3위로 밀리게 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되고 만다. 결국 <골때녀> 챌린지리그 2~4위까지 순위는 단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정해지게 되었다.
▲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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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원더우먼을 상대로 일명 '강강술래' 세트피스 전술을 사용하면서 완승을 거둔 불나방 현영민 감독은 이번에도 색다른 세트피스로 개벤저스 전에 임하기로 했다. 수비 중심으로 활동량을 늘렸던 절대자 주장 박선영과 피지컬에서 우세를 보여주는 강소연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덧붙여 송은영의 중거리 슈팅까지 추가하면서 적극적인 공격을 준비했다.
자칫 최하위, 다음 시즌 출장정지 위기에 놓인 개벤져스는 마지막 경기를 위해 필사적으로 임할 각오다. 무조건 승리와 다득점이 필요한 개벤져스는 기존 수비수 김혜선 하루 1천여 개 슈팅 연습에 임할 정도로 공격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영표 감독은 "우리는 1등이나 2등으로 슈퍼리그 올라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떨어지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하리만큼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징크스를 <골때녀> 전 시즌에 걸쳐 보여준 개벤져스로선 지난번 아나콘다와의 경기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한 것이 아쉬웠다. 이에 김민경은 "결국엔 그거야 넣고 막으면 된다"며 동료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졌다.
▲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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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분 첫 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의외의 인물, 개벤져스 수비수 김혜선이었다. 상대 공격이 자기 진영으로 치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공을 길게 걷어낸 것이 상대팀 골키퍼 안혜경의 키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힘 있게 찬 중거리 슛에 힘입어 개벤져스는 계속 불나방을 몰아붙였다.
당초 예상과 달리 개벤져스의 저돌적인 플레이에 당황한 불나방은 좀처럼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수세에 몰렸다. 좀처럼 손발이 맞지 않는 움직임에 고전하던 불나방의 해결사는 역시 '절대자' 박선영이었다. 전반 6분 무렵 강하게 찬 킥인이 상대팀 수비수 이은형의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된 것이다.
이후 경기 주도권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박가령의 절묘한 킥이 골대를 맞추는가 하면 홍수아의 헤딩 역시 골문을 살짝 비켜나고 말았다. 개벤져스 역시 골키퍼 선방으로 인해 좋은 득점 기회가 무산되었고 결국 전·후반 1대 1로 종료된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유독 승부차기에서 큰 힘을 발휘 못하는 불나방의 징크스는 이번에도 계속 이어졌고 결국 침착하게 키커들이 성공시킨 개벤져스의 승리로 마침표가 찍히게 되었다.
▲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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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벤져스의 승부차기에는 마지막 키커로 나선 이은형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동안 이은형은 승부차기에서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며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이영표 감독은 과감히 4번 키커로 그를 선택했고 이에 경기를 지켜보던 타 팀 선수들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연습을 진짜 많이 했거든요. 근데 축구라는 게 연습한 만큼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진짜 집에 가고 싶었어요."
당시 이은형은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월드컵에 출장한 세계적인 스타들조차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는 것은 빈번한 일이다. 아마추어 선수들 입장에선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은형은 기어코 골인에 성공했고 경기는 개벤져스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영표 감독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비록 1위 탈환의 꿈은 무산되었지만 승부차기 승리를 통해 출장정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 실책을 범해 마음이 무거웠던 선수의 사기도 끌어올렸다. 과감한 결정 하나가 일석이조의 효과로 연결된 것이었다. "많이 이겨봤지만, 오늘이 가장 기쁘다"라는 조혜련의 말처럼 리그 승격 여부와 상관없이 개벤져스로선 가장 중요했던 챌린지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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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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