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인방 고군분투에도... 아쉬웠던 삼성의 2022년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2021년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정규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덕분에 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첫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삼성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불안감을 노출했다. 스토브리그부터 삐걱거렸다.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주전 외야수 박해민(LG 트윈스)의 이적, 트레이드 및 군입대로 1군서 활약한 투수들이 이탈했다. 여기에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자욱, 오재일, 이원석 등 주축 선수들이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하는 등 '완전체'가 아닌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컸던 삼성의 2022년이다. |
ⓒ 삼성 라이온즈 |
주전급 선수들의 부진, 팀 성적으로 직결됐다
개막전부터 꼬인 삼성은 4월 한 달간 25경기 10승 15패 승률 0.400을 기록했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을 당하면서 중상위권과의 격차가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5월 초 5연승을 질주하는 등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히려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6월 30일 kt 위즈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7월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무려 13연패에 빠졌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불명예'를 떠안았다. 결국 8월 1일 허삼영 감독이 자진사퇴를 결정,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단순히 한 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다. 타선의 경우, 규정타석에 진입한 타자는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 단 두 명뿐이었다. 사실상 피렐라 '원맨팀'이나 다름이 없었다. 올해 정규시즌을 앞두고 비FA 다년계약(5년 총액 120억 원)을 맺은 구자욱은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하지 못했다. 홈런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마운드 쪽에서는 원태인, 백정현이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특히 백정현은 전반기 14경기서 73⅓이닝 10패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 8월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FA 계약(4년 총액 38억 원) 이후 첫 시즌을 실망스럽게 마무리했다.
▲ 대행 꼬리표를 떼어내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박진만 감독 |
ⓒ 삼성 라이온즈 |
8월 초부터 감독대행을 맡은 박진만 감독대행은 '합격점'을 받았다.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이후의 팀 성적은 50경기 28승 22패 승률 0.560으로, 이 기간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승률을 나타냈다. 그의 지도력을 인정한 삼성 구단은 정규시즌 종료 후 박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다만 '취임 선물'을 받진 못했다. 외부 FA 영입은 전무했고, 트레이드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 FA 자원을 다른 팀에 내줬다. 김상수와 오선진이 각각 kt 위즈,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내야진 세대교체에 좀 더 속도가 붙게 됐다.
삼성과 달리 한화,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까지 하위권에 머무른 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외부 FA를 영입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세 명 모두 재계약을 맺으면서 한숨을 돌린 게 전부다.
그러다보니 큰 변화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될 삼성이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식 감독으로 첫 시즌을 치르는 박진만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감을 느낄 만하다.
결국 키를 쥐고 있는 것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다. 이들이 부진을 털어내야만 팀 성적도 좋아지고, 팬들이 바라는 '라이온즈파크에서의 가을야구'도 가능하다.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2023년, 삼성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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