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친스키도 복귀… KBO 성공은 MLB 보증수표

김효경 2022. 12. 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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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다 MLB 오클랜드와 계약한 드류 루친스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미국)가 메이저리그(MLB)에 복귀했다. 이제 KBO리그 성공은 빅리그로 돌아가는 보증수표가 됐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21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루친스키가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 1+1년 최대 800만 달러(약 103억원)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내년엔 연봉 300만 달러(39억원)를 받고, 2024년에는 구단이 계약을 선택할 수 있는 500만달러(64억원) 옵션이다. 올해 NC에서 받은 루친스키의 연봉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초함 200만달러(26억원)였다.

루친스키는 2014년부터 5시즌 동안 통산 41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5.33에 그쳤다. 그리고 2019년 NC에 입단해 KBO리그에서 뛰기 시작했다. 루친스키는 4년 동안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며 2020년 창단 첫 우승에도 기여했다. 한국 생활을 발판으로 루친스키는 5년 만에 빅리그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NC도 루친스키 공백에 대비해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에릭 페디를 데려왔다.

2016년 밀워키와 계약한 에릭 테임즈. AP=연합뉴스


한국 야구에서 성공한 선수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역대 최고 외인 타자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는 NC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했다. 3년 보장 1600만달러(205억원), 최대 4년 2250만달러(288억원). 이듬해엔 SK 와이번스 에이스였던 메릴 켈리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3년 최대 1450만 달러(186억원).

테임즈는 밀워키에서 3시즌을 뛰는 동안 홈런 72개를 쳤다. 정확도 문제를 드러내 재계약엔 실패했지만, KBO리그 MVP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켈리는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메이저 경험이 아예 없었지만, 4년 연속 선발투수로 활약중이다. 올해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고,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로도 선발됐다.

애리조나에서 큰 성공을 거둔 메릴 켈리. USA투데이=연합뉴스


이후에도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미국 복귀가 이어졌다. 브룩스 레일리, 크리스 플렉센, 아드리안 샘슨, 다린 러프 등이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다. 한국에서 실패하고 돌아간 게 아니라 성공을 거두고 돌아갔다는 점에서 KBO리그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역설적으로 국내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를 붙잡기 어려워졌다. 외국인선수 샐러리캡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3명을 합쳐 400만달러를 넘길 수 없다. 계약연차가 늘어날 수록 10만달러를 추가할 수 있지만, 빅리그 팀이 탐내는 선수와 계약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루친스키 역시 NC는 재계약을 원했지만, 오클랜드가 훨씬 좋은 조건을 내밀었다.

KBO리그에선 공식적으로 외국인 선수와 다년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비공식적으로 '1+1'년 계약을 하는 사례는 있지만, 2년 이상 보장한 적은 없다. 로스터(3명) 자체에 제한이 있어 실패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거듭되는 빅리그행이 구단들에겐 달갑지 않은 이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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