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클래식] "야구 박자 다 갖춘 이정후, A클래스 투수를 넘어라"

이형석 2022. 12.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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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으로 성장하고 발전
타격, 수비, 주루 등 모두 갖춰
이대호, 박병호와 달리 약점 없어
관건은 A급 투수, 빠른볼 공략
日 사례 보면 외야수 장타력도 중요
2023 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한 키움 이정후. 김민규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공식화했다.

2017년 키움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의 야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데뷔 초만 하더라도 '이종범 아들'로 더 유명했다. 물론 입단 초기에도 실력이 뛰어났다. 그런데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리그 최고 선수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진 못했다. 지금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고, 아버지의 명성을 뛰어넘고 있다.

이정후는 야구에 관한 모든 박자를 다 갖췄다.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 627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이 32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수비 범위도 넓고 뛰어나다. 강한 어깨까지 지녔다. 주루 센스 역시 돋보인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 수비 장면. 잠실=정시종 기자

KBO리그를 거쳐 MLB에 진출하려는 야수 중 오랜만에 모든 것을 갖춘 선수임이 틀림없다. 앞서 이대호(은퇴)나 박병호(KT 위즈)는 공격력과 장타력은 좋지만 움직임이 다소 떨어졌다. 김현수(LG)도 콘택트 능력은 좋았지만 MLB에서는 외야수로 발이 빠르지 않았고 어깨도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는 야구의 기본기를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춘 유형이다.

가장 중요한 건 MLB 상위 클래스 투수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마도 각 팀 정상급 이하의 투수 공은 충분히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MLB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야 한다. 현재로썬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필자도 궁금하다.

좋은 예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다. 김하성은 2020년 KBO리그에서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하고 MLB로 진출했다. 지난해 8홈런 34타점, 올해 11홈런 59타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포지션 경쟁의 영향으로 기회가 적은 탓도 있었지만, 한국 무대에서 뛸 때보다 성적이 떨어진다. 하지만 올 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 공백을 메우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약점이던 빠른 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아주 뛰어난 활약은 아니지만, 점차 미국 무대에 적응하며 녹아들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이정후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나 단시간에 빅리그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선 빠른 공 적응이 필수적이다. 이정후는 지난해까지 빠른 볼에 상당히 강했는데 올 시즌에는 시속 150㎞ 직구에 다소 약점을 드러냈다. 시속 140~150㎞ 구속을 공략했을 때보다 타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KBO리그와 달리 MLB에선 96마일(시속 155㎞)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A급 투수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에 주눅 들지 않고 타구를 날려야만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안타 제조기'로 통하는 아키야마 쇼고(신시내티 레즈, 2020~21년 142경기 타율 0.224 0홈런)의 실패와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2022년 111경기 타율 0.262 14홈런)의 적응기에서 보이듯 같은 외야수로 장타력 수반도 중요하다. 이정후는 장타력이 점점 향상돼 최근 3년 리그 2위(0.541, 1위 양의지 0.557)에 올랐다. 2루타성 타구가 많아 빅리그에서도 중거리 타자로는 손색없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은 지금으로부터 1년이 더 필요하다.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욕심내지 않고 다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미국 진출을 선언했으니 이왕이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도 미리 배워두면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이정후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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