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자 잡아라"…건설사 눈물의 '금융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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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한파로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건설사들이 이례적으로 금융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서 중도금 대출 이자를 입주 전 내도록 하는 이자후불제에 이어 금리인상기 계약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추가 혜택을 내놓은 것이다.
오는 27일 정당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파격 마케팅에 나선 것은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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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청약시장 한파로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건설사들이 이례적으로 금융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발코니 무료 확장이나 중도금 무이자를 넘어 분양가를 깎거나 대출금리를 보장해주는 파격 혜택까지 생겼다.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에 나선 셈이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최근 정당계약을 앞두고 중도금 대출 안심 금리보장제를 새로 도입했다. 중도금 대출 이자를 6%까지 보장해주는 것으로, 6%가 넘는 초과분에 대해서는 사업주체가 이자를 부담한다.
앞서 중도금 대출 이자를 입주 전 내도록 하는 이자후불제에 이어 금리인상기 계약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추가 혜택을 내놓은 것이다. 오는 27일 정당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파격 마케팅에 나선 것은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대형 건설사인 GS건설이 짓는 대단지 아파트로, 간만에 나온 서울 청약임에도 청약경쟁률이 4.68대 1에 그쳤다. 20점대가 당첨되는 등 당첨가점 역시 높지 않았다.
실제 올 들어 서울 청약 시장은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며 청약 당시 완판됐음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게 되는데 단지 규모가 작거나 서울 외곽, 건설사 브랜드 파워가 적을 수록 'N차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눈물의 파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고분양가가 논란이 되며 전체 216가구 중 91% 가량이 미분양 된 바 있다. 이후 분양가를 15% 할인하고 관리비도 내신 내주는 파격 조건을 걸고 할인 분양에 나섰다. 구로구 오류동 무순위 청약이 길어지자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역시 총 3000만원의 현금을 계약 후 한 달 이내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 이외 지역으로 넓히면 파격적인 금융 마케팅에 나서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 파주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처음 책정된 분양가 8억원대에서 최대 2억5000만원을 낮춰 분양 중이다. 경기 평택시 '포레나 평택 화양' 역시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부담을 낮췄다. 경기 하남시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계약자 대상 추첨을 통해 외제차를 경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들이 무리해서라도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것은 내년 청약시장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대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분양대금까지 확보하지 못하면 자체 자금으로 공사 등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은 중소 건설사의 경우 곧바로 경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약률을 높이는 것이 그나마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 혜택에 현혹되기 보단, 아파트의 장기 가치를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미분양을 막기 위해 유리한 계약조건을 내건 분양단지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수분양자들은 혜택을 적극 활용하되, 자금력과 입주 후 가치상승 여부까지 고려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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