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도 '6·25 휴전' 길 밟나…"美, 러 완패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무엇을 남겼나 ㊤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누적 사상자는 20만명이 넘는다(미국 합동참모본부 추정). 전사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6만, 러시아가 최대 2만여 명에 이르고, 민간인도 3만명 넘게 숨진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1633만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었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849만명을 제외해도 여전히 784만명 정도가 타지에서 피난민으로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종전은 요원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연휴기간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벨라루스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군사훈련 강화에 합의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남부 전략 요충지인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을 점령하기 위해 포격을 벌이는 중이다.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도 공세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전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지만, 평화협상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푸틴, 내년 초 전세 역전 노려”

러시아 국내에선 여전히 푸틴의 드라이브를 막을 세력이 마땅치 않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러 제재로 피해를 크게 입은 민간기업 소유주가 전쟁에 비판적이었지만 푸틴의 통제와 징벌에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시민사회의 취약성과 원자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중 봉기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우크라 “협상은 러시아 시간만 벌어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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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러 사이 줄타기?

이러다 보니 미국의 제한적 개입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하고, 충돌 위협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라 스트라우스 미국 전쟁과평화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쓴 기고문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인프라 시설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보복 공격을 승인하고 이에 걸맞은 무기를 지원했다면 러시아는 폭격을 재고했을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소모전을 통해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걸 선호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쟁 부담만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우크라 무기 지원이 관건

어느 시나리오로 전개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변수는 서방, 특히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쟁의 진로와 향후 협상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무기”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출 생각이 없지만 미국 내 사정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더 이상의 백지수표는 없다”(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며 백악관을 압박 중이라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미국을 택하고 백악관과 미 의회를 찾은 것도 미국의 초당적 지원을 얻기 위해서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 역시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협상을 재촉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같은 첨단무기로 지원을 확대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유엔 헌장의 근본 원칙에 기반을 둔 ‘정의로운 평화’에 동의한다"고 밝히며 기존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다만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생각하는 합의 조건의 간극이 크다. 이에 평화협정보다는 한국전쟁 같은 정전(停戰)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의 입장차가 크지만, 오랜 전쟁으로 손실도 크다”며 “양측은 한국전쟁과 같은 휴전에 큰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남북한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휴전협상 중 치열한 고지전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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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무엇을 남겼나 ㊦편은 12월 23일 선보입니다.
」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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