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 대학 교육 금지’… 참담한 아프간 女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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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인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집권 1년4개월여 만에 중·고교 기본교육은 물론이고 대학 수업 참여까지 금지당했다.
아프간 고등교육부가 각 대학교에 보낸 서한에는 "(탈레반 지도자들로부터)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여성 교육 중단 명령을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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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여학생 등교도 여전히 중단
국제사회 “교육권 침해” 강력 비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인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집권 1년4개월여 만에 중·고교 기본교육은 물론이고 대학 수업 참여까지 금지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탈레반 정부가 아프간 내 모든 공립 및 사립대학교에서 여성들의 수업 참여를 무기한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고등교육부가 각 대학교에 보낸 서한에는 “(탈레반 지도자들로부터)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여성 교육 중단 명령을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 재집권에 들어가며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샤리아가 준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의 놀이공원 이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헬스장과 공중목욕탕의 여성 출입도 금지했다. 탈레반은 이달 들어서도 절도·간통·마약 등 샤리아를 어긴 남성과 여성을 수백명이 모인 시내 경기장에서 공개 채찍질로 처벌했다.
탈레반은 취업과 이동 등에서도 여성을 억압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 여성들이 취업할 수 있는 분야는 병원·학교 등으로 제한돼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써야 하며 75㎞ 이상 장거리 여행을 하거나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마흐람’으로 불리는 남성 보호자가 필요하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였던 1990년대에도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취업과 교육, 외출 등을 강력히 제한했다.
여성 억압은 교육에서 특히 심하다. 탈레반은 재집권 이후로 중단했던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를 새 학기에는 전면 허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새 학기 첫날이던 지난 3월 23일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다음 알림이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현재 아프간 여학생은 초등교육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교에서는 여성의 수업 참여를 계속 허용해 많은 아프간 여학생이 학교가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사키나 사마(22)는 NYT에 “대학은 나에게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오늘 우리는 블랙홀에 갇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진 스튜디오에서 일했지만 탈레반 집권 이후 해고당했다. 사마는 “더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며 “만약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이고, 내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와 서방 국가들은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부끄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탈레반은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존중하기 전까지 국제사회의 합법적인 일원이 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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