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궁금해지는 군위의 미래

남혁상 2022. 12. 2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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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역사적 배경과 생활권이 같은 시와 군을 통합했다.

농촌 지역을 구가 아닌 군으로 편입한 광역시들은 기업 유치 등 새로운 사업들을 통합된 군에 몰아줬다.

군위를 품은 대구시는 전국의 특별시, 광역시 중 면적 기준으로 최대 도시가 된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닥친 군위군 역시 인구 증가는 물론 산업단지 조성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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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혁상 사회2부장


1995년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역사적 배경과 생활권이 같은 시와 군을 통합했다. 역사적으로 같은 지역이고 생활권도 같지만 시와 군으로 분리된 행정구역 불일치로 인해 주민들 생활이 불편하고 군 지역 발전 역시 더디다는 명분에서였다. 정부는 당시 지자체 덩치를 키우기 위해 지자체 통합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그해 3월 경기도 강화군과 옹진군, 김포군 검단면이 인천시로, 경북 달성군은 대구시로, 경남 양산군 일부 지역은 기장군으로 독립해 부산시로 각각 편입됐다. 도 경계를 넘는 지역 통합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국회에서 한시적으로 특별법을 제정했다.

농촌 지역을 구가 아닌 군으로 편입한 광역시들은 기업 유치 등 새로운 사업들을 통합된 군에 몰아줬다. 그 결과 많은 군에서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지역 발전에 속도가 붙었다. 달성군은 대구시 편입 이후 테크노폴리스,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돼 많은 첨단기업과 연구원들이 들어섰다. 1995년 편입 당시 11만9000여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계속 늘어났다. 20년 만인 2015년 19만2700여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26만명을 넘겼다. 기장군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도농통합이 상당 부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다. 행정구역 개편은 1998년 전남 여수시 통합, 2010년 경남 창원시 통합, 2014년 충북 청주시 통합으로 이어졌다.

얼마 전 국회에서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담은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 통과에 따라 경북 군위군은 내년 7월부터 대구시 군위군으로 명칭이 바뀐다. 군위를 품은 대구시는 전국의 특별시, 광역시 중 면적 기준으로 최대 도시가 된다. 기존 대구시 면적에 군위군을 더하면 서울 면적의 2.5배에 달한다. 인천이나 울산, 부산에 비해서도 크다.

계속 감소하던 대구의 인구도 크게 늘어난다. 군위군 인구 2만3000여명이 더해져 대구시 인구는 239만명가량 된다. 대구시는 규모가 커진 만큼 경제산업, 삶의 질, 도시공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닥친 군위군 역시 인구 증가는 물론 산업단지 조성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군위의 대구 편입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통합신공항특별법의 국회 통과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면 배후엔 공항신도시도 조성될 예정이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대구시 예산 지출이 군위군으로 집중되고, 시설 투자 수요도 커지면서 대구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군위 역시 재산세, 취등록세 등 조세 부담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구와 경북, 군위군 세 지자체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심각한 정주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떨고 있는 지자체들에 이 문제를 해소할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수십년간 수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막대한 재원을 쏟아부어도 해결되지 않아온 지방 소멸 위기의 해법 중 하나로 이 같은 통합 모델은 신중히 고려해 볼 만하다. 어찌 보면 이번 사례가 단순히 기초자치단체의 소속 바꾸기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 초집중, 지방 소멸을 막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더욱이 이번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정부 정책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자치단체들이 필요에 따라 합의하고 실행한 매우 드문 사례다. 이제 자발적 행정체제 개편 실험은 시작됐다. 주민들의 삶의 질 등 여러 분야에서 군위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남혁상 사회2부장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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