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 오셨다” 400만명 뛰쳐나왔다

송지훈, 피주영 2022. 12.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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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기념카 퍼레이드에는 4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행사 도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선수단은 헬기로 갈아타고 서둘러 일정을 마무리했다. [AP=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우승을 이끈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는 요즘 ‘우승 트로피 놀이’에 푹 빠진 듯하다. 소셜미디어에 올려놓는 사진마다 FIFA컵(월드컵 우승 트로피)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뜨겁게 환호한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 트로피를 무릎에 올려놓고 찍은 장면에 이어 트로피를 품에 안고 잠이 든 침실 사진도 공개했다. 트로피와 함께 느긋하게 마테차를 즐기는 사진도 올렸다.

메시는 남부러울 게 없는 선수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트로피를 7번(2009·10·11·12·15·19·21)이나 받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차례(2006·09·11·15) 정상에 올랐고, 올림픽(2008)과 남미 국가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2021)도 제패했다. 클럽월드컵(2009·11·15)과 20세 이하 월드컵(2005) 정상도 밟아봤다. 그러나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6년 독일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본선 무대에 출전했지만, 번번이 우승 목전에서 물러났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개인 통산 5번째 도전인 카타르월드컵에서 정상을 밟았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30년 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92.4%가 올랐다. 이 어려운 시기에 메시가 월드컵 우승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지금 아르헨티나 사람들 사이에선 ‘messy, but messi(모든 게 엉망이지만, 우리에겐 메시가 있잖아)’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귀국한 20일(현지시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직후 수도 중심에 위치한 오벨리스크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4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도시 전체가 광란의 도가니에 빠지면서 1명이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행사 도중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선수단을 환영하던 20대 남성이 추락하면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퍼레이드 도중 버스에서 내려 헬기로 갈아타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오벨리스크 주변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송지훈·피주영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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