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최악이야" 음바페 '라커룸 연설' 뒤 달라진 프랑스

김경희 2022. 12. 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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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부트를 수상하는 음바페. EPA=연합뉴스

“이건 월드컵 결승전이야. 일생일대의 경기라고!”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고전하다 2-0으로 전반을 마무리한 직후 킬리안 음바페(24ㆍ파리 생제르맹)가 동료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프랑스 신문 레퀴프에 따르면 TF1 방송은 20일(현지시간) 방영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음바페가 월드컵 결승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하프 타임 연설’을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쉬워하는 표정의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상의를 탈의한 채 일어선 음바페는 앉아 있는 동료들에게 “이건 월드컵 결승전이라고! 일생일대의 경기인데 우린 지금 최악이야”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린 그라운드로 돌아가는데, 아르헨티나가 (지금처럼) 경기하도록 놔두지 않으려면 더 격렬하게 싸워야 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해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8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원팀이 된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속수무책 두 골을 내준 상태였다. 프랑스는 유효슈팅을 단 한번도 하지 못할 만큼 무력했다.

패색이 짙어 보였지만 음바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골을 뒤지고 있지만 충분히 경기를 뒤집을 수 있어.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로 나서야 해. 할 수 있어”라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수비 따돌리는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프랑스팀은 후반 중반 이후 180도 다른 경기를 선보였다. 후반 35분 음바페의 페널티킥 만회 골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음바페는 이후 97초 만에 마르퀴스 튀람(묀헨글라트바흐)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도 박진감 넘치게 흘러갔다. 메시가 선취골로 승기를 굳히는가 싶었지만 후반 13분 음바페가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또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승부차기 패배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골든부트 수상하는 음바페. AP=연합뉴스

음바페는 결승전 3골을 더해 이번 대회에서 총 8골을 넣어 득점왕(골든 부트)에 올랐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 한 경기에서 세 골을 넣은 선수는 1966년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 이후 음바페가 두 번째다. 하지만 골든 부트를 수상하는 음바페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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