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기는 인도네시아 섬 주민 4명, 스위스 시멘트 회사에 손해배상 기후 소송

이해준 2022. 12. 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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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파리(Pari) 섬 주민 4명이 세계 최대의 시멘트 업체를 상대로 기후변화의 책임을 물어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섰다.

해수면 상승으로 고통받는 인도네시아의 파리섬 주민이 세계적인 시멘트 업체를 상대로 기후변화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 인도네시아의 홍수 피해 모습.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국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종교 시민단체인 스위스 교회 자선기구(HEK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파리(Pari) 섬 주민 4명이 세계 최대의 시멘트업체인 홀심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최근 스위스 추크주(州) 법원에 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홀심은 인도네시아에서 시멘트 원료 채석과 운송 시설을 가동 중이다. 파리섬 주민들은 홀심이 탄소배출량 증가에 기여했으며 기후변화가 불러온 자연재해에 일정 부분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리섬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가옥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일상생활에 심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주민들의 소송을 돕고 있는 HEKS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홀심이 1950년 이후 70억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1750년 이후 전 세계 산업계가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0.42%에 이른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리 섬 주민 4명이 감당해야 했던 홍수 피해액의 0.42%를 홀심이 배상해야 한다며 재판에 나선 것이다. 배상 청구 규모를 금액으로 따지면 1명당 3800 스위스프랑(약 487만원)이라고 HEKS는 전했다.

스위스에서 기후변화 피해에 관한 기업의 책임 여부를 묻는 민사소송이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HEKS 측은 “금전적 배상이나 보상과 더불어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기 때문에 소송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함께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소송이 인용된다면 배상액은 인도네시아에서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홍수를 막기 위한 나무 심기와 댐 건설 등을 위한 공공자금 조달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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