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비행기 모드’ 사라진다…태평양 상공서 ‘카톡 시대’ 성큼

강기헌 2022. 12.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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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A350 기종. 꼬리 날개 앞에 둥그스름하게 튀어나온 게 안테나를 통해 위성과 전파를 주고 받으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태평양 상공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지상에 있는 가족과 실시간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는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외 항공사가 앞다퉈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스마트폰에 필수로 탑재되던 ‘비행기 탑승 모드’도 이른 시일 내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내년부터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A321네오 기종을 새로 들이며 와이파이 서비스도 확대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321네오를 시작으로 향후 보잉 737-8 등 신규 도입 항공기를 중심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기내 인터넷 시대를 처음으로 연 건 아시아나항공이다. 2017년 하늘 위 인터넷 서비스를 처음으로 개시한 아시아나는 이 서비스가 가능한 A350 여객기 13대를 운영하고 있다.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북미와 런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장거리 노선에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파리 노선은 내년 1월부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요금은 이용 시간에 따라 다른데 무제한 서비스는 21.95달러(약 2만8000원)다.

태평양 상공에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건 항공기에 달린 특수 안테나를 설치한 덕분이다. 기체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인터넷에 필요한 전파를 수신한다. 먼저 항공기 경로를 따라 설치된 지상 기지국과 전파를 주고받는 방법이다.

최근엔 인공위성을 활용한 전파 송수신이 대세다. 특히 지상에서 전파를 쏘아 올리기 어려운 국제선은 인공위성을 통해 기내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터넷 속도는 인공위성 방식이 지상 기지국보다 10배 정도 빠르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 규제도 풀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말 기내에서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기내용 5G 주파수가 확정되면 유럽 내 항공기에선 5G망을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내년부터는 유럽을 오가는 항공기에선 비행기 탑승 모드를 켜놓을 필요가 없다. 티에리 브레통 EU 집행위원은 “그동안 항공기 내에선 5G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제약이 사라지고 관련 서비스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내년부터 기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델타항공과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을 활용해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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